"함광군이 옷을 안 입은 모습, 나 하나도 안 봤어!"

남망기는 태연하게 위무선의 뒷덜미를 잡아 정실로 끌고 갔다.

위무선은 생전에 남망기와 깊이 남을 친분이 없었냐고 자문했다.

위무선이 운몽 강씨를 배반하고 이릉노조가 된 이후 그에 대한 고소 남씨의 원한도 작다고 할 수 없었다.

탈사 당한 건 그 같은데?!

네게 묻겠다. 요마귀괴는 같은 것이냐?

요는 인간이 아닌 산 생물이 변한 것이고, 마는 산 사람이 변한 것이며, 귀는 죽은 사람이 변한 것이고, 괴는 인간이 아닌 죽은 생물이 변한 것입니다.

‘요‘와 ‘괴‘는 혼동하기 쉽다. 예를 들어 구분해보아라.

도화가 소용없는 것도 있는데 이용하면 왜 안 됩니까?

그런데 왜 원기는 인간을 위해 쓰지 못합니까.

"그만해. 말이라도 사도로 빠지지 마."

들을 때는 신선이 쓴 천서를 듣는 것 같았지만 외워 쓸 때는 남가에 노비로 팔려온 것 같았다.

위무선은 남게인이 애초에 생각한 것처럼 세상에서 제일 큰 해악이었다.

하지만 위무선은 혼자서도 잘 놀았다. 특히 고난 속에서도 즐거움을 찾을 줄 알았다.

놀 게 아무것도 없으니 남망기를 가지고 노는 수밖에.

위무선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귀여운 척을 했다.

"천하 만물을 죄다 멸절시키네!"

"지금 살아 있는데 왜 죽은 다음을 걱정해, 놀 수 있을 때 실컷 놀아야지."

"그가 정말 나만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니까."

강징은 정말 위무선을 내던지고, 거꾸로 들어 머리로 땅에 구덩이라도 파고 싶었다.

"남잠, 우리 친구 하자. 이렇게 친한데."

"내가 연방이랑 마름 열매도 따줄게. 남잠, 올래?"

"내가 보기에 그가 주시하는 건 너 하나인 것 같은데."

"남잠, 나 돌아왔어! 어때, 며칠 안 봤는데 내 생각 안 났어?"

흔들리는 목련 가지는 창으로 가렸지만, 위무선의 유쾌하고 제멋대로인 웃음소리는 어떻게 해도 막아지지 않았다.

가끔 남망기가 갑자기 손을 들어 위무선이 다른 사람에게 던지려던 종이뭉치를 막을 때를 빼면 명당이라고 할 수 있었다.

늙은이와 젊은이, 앞뒤로 감시를 당하니 매우불쾌했다.

혼사 때문에 금자헌은 운몽 강씨에게 호감이 없었고, 예전부터 위무선의 행동이 꼴 보기 싫었다.

위무선은 그의 싸움으로 어떤 결과가 초래됐는지 알지 못한 채 남계인이 지정한 돌길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남망기? 그가 뭐 하러 와? 그가 감히 널 보러 왔다고?"

"개미굴을 본 남망기의 표정을 너도 봤어야 했는데."

"너 빨리 운몽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다! 내 생각에 남망기는 영원히 널 다시 보고 싶지 않을 거다."

그래도 황당하고 오싹하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사라지지 않았다.

"왜 그러긴. 너희 함광군이 나한테 시침을 들게 했다고!"

그리고 사방을 뛰어다니는 하얀 토끼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건 함광군이 키우시는 거예요."

위무선은 그를 대신해 서쪽 방위를 밟은 다음 허리춤에서 대나무 피리를 꺼내 입술에 대고 남망기와 멀리서 마주 봤다.

남망기는 위무선과 눈이 마주치자 바로 이해하고 오른손을 들었다.

그러자 고금에서 현음이 쏟아져 나왔다. 위무선이 즉시 피리 소리로 화답했다.

그들의 고금과 피리 합주가 남계인을 깨어나게 했다가 다시 기절시킨 것으로 보아 위무선의 피리 연주가 얼마나 엉망인지 알 수 있었다.

"좋아, 좋아. 드디어 사랑의 도피를 할 수 있겠어!"

다만 몹시 화가 난 것인지, 뼈에 사무치도록 미운 것인지, 아니면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것인지는 판단하기 어려웠다.

아무리 괴로운 일이 있어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늘 즐거움을 찾아냈다.

위무선은 강징이 늘 자기 옆에 서 있고 남망기가 자신이 대립하는 쪽에 서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넌 늘 기억을 못 하지."

"이상합니다. 눈빛이 어째, 제가 어깨동무한 사람이 저 사람 부인이라도 되는 줄 알았다니까요...... ."

그러나 악랄함은 나이가 적다고 덜한 것이 아니었다.

음호부는 위무선이 생전에 만들어낸 법보 가운데 가장 무시무시하고 동시에 모든 이가 가장 갖고 싶어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위무선은 고개를 숙였다가, 남망기가 장화를 짝짝이로 신은 것을 발견했다.

남망기는 자고 나서 다시 취한다니.

"알았어. 너한테만 불어줄게.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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