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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이클 센델이라는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기에 충분할 만큼 잘 쓰였다.. 어느 한 사건을 단순화 시키지 않고, 여러 철학적 사고로 사건을 다양한 시각으로 설명하며 도덕적 딜레마로 몰아가며 나를 압박해 갔다. 책의 구성은 어느 한 단락도 생각 없이 읽지 못하게 만들 만큼 짜임새 있고, 어려웠다.
하지만 이 책은 문제점은 많이 제기하였지만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물론 그것이 이 책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라 할 수 있겠지만(실제로 마이클 센델은 이걸 의도했다고 한다.) 문제 제기를 했으면 그와 함께 해결책도 함께 제시해야 하는 건 글쓰기 논리의 절대 불변의 진리다. 그 외의 글의 논리들은 철저히 지켜진 도서지만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건 정말 아쉽다.
이 책을 읽었을 때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를스의 '평등옹호'였다. 평등 옹호에 따르면 교실 앞 자리의 범생이와 뒷 자리의 불량아들은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그들은 단지 가지고 있는 능력이 다를 뿐이기 때문에다. 하지만 어떻게 남에게 피해를 주는 불량아들이 선량한 범생이와 같단 말인가? 롤스의 정의론은 나에게 그야말로 거부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니 롤스의 정의론에 공감이 갔다. 롤스의 정의론은 자기의 능력이 자신이 사는 사회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면 그건 자신의 노력이 아니라 그 사회가 갖고 있는 특성 때문이기에 그 사회에 자신의 능력을 헌신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불량아들은 자신의 능력을 헌신하지 않는다. 불량아들은 주먹의 힘이 통용되는 불완전한 사회인 학교에서 자신들의 능력(싸움을 잘하는 것보다 겁이 없는 경우가 많겠지만)의 가치를 높이 평가 받았다. 그러기에 자신들의 힘을 학교라는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써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학교의 정의따위에는 관심조차 없다. 롤스의 정의론에 의하면 그들은 정의를 실현하고 있지 않고 있는 거다.
이 책은 어렵다. 난 도저히 납득이 안 가는 게, 이 책이 10주가 넘는 기간 동안 베스트 셀러 1위 자리를 석권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이렇게 수준이 높아진 걸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독일의 사례를 들어 이 현상을 풀이해 보겠다. 독일에서 필수 도서 1위에 늘 있는 도서는 임마누엘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이라는 책이다. 하지만 독일인들이 가장 안 읽은 책도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이다. 결론은 굳이 말하지 않겠다. 다만 이 책을 읽은 사람 중 이 책의 진가를 안 사람이 반은 될지 의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