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하나 그리고 둘 : 스카나보 풀슬립 1,000장 넘버링 한정판 - 정성일 영화평론가 코멘터리 수록 / 부클릿(32p) + 캐릭터카드(4EA) + 엽서(5EA)
에드워드 양 감독, 오념진 외 출연 / 노바미디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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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데이빗 로워리의 '고스트 스토리'를 먼저 보면 좋다. '하나 그리고 둘'에서 관객은 인물 속으로 완전히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우린 팅팅의, 양양의, NJ의 곁에서 그들이 보는 것을 함께 보거나 먼발치에서 그들을 지켜보는 게 전부다. 우린 유령이 되어 아디와 샤오얀의 결혼식풍경을 바라본다. 하객들이 기념촬영을 한다. 여자아이들이 양양의 머리를 번갈아가며 찌른다. 양양은 뒤를 돌아보지만 결국 자신의 뒤를 볼 수는 없다. 다시 결혼식장으로 돌아가 윤윤이 할머니에게 자신이 며느리가 되지 못했다며 사과하는 장면을 본다. 아디와 샤오얀과 윤윤, 이 셋이 이루는 구도를 팅팅과 NJ 역시도 경험하게 될 것이다. NJ는 아디와 샤오얀의 결혼식 사진을 들고 온다. 팅팅으로부터 할머니가 불편해하신다는 말을 듣는 NJ는 결혼식 사진을 뒤집어진 채로 테블릿에 세운다. 검은 화면에 오프닝 크레딧이 나온다. 하지만 샤오얀을 찾는 윤윤의 목소리는 그대로다. 어쩌면 우리의 유령은 눈을 감아버렸는지도 모른다. 눈을 감아도, 말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아도 우린 그들이 여전히 거기 있다는 것을 안다. 하나 그리고 또 하나. 아디가 하나라면 샤오얀은 다른 하나다. 샤오얀이 하나라면 윤윤은 다른 하나다. 윤윤이 하나라면 팅팅은 다른 하나다. 누가 하나이며 누가 다른 하나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하나와 다른 하나가 서로 교차하게 될 때 사건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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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라이프 오브 파이 - 아웃케이스 없음
이안 감독, 이르판 칸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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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종교의 사이에서, 혹은 이 종교와 저 종교의 사이에서 질문은 계속 되지만, 결국 끊임없이 맞닥뜨리는 것은 우리의 인식 뿐. 그 인식 속에 그려진 환상(representation)을 우린 기억이라고 써나가다가 결국 그 기억마저 지워버린다. 기억이 곧 카르마(業)를 낳을 것이며, 그 카르마에 갇힌다면 결코 신(神)을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세계라는 망망대해 위에서 싸워나가면서 우린 결국 이해(理解)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릴 공포에 질리게 했고, 제압해야만 했지만, 결국 우릴 지금까지 살도록 해주었던 유일한 적(敵)이자 친구는 바로 우리 자신(cogito)이었음을 말이다. 그리고, 오직 자아(自我-아트만)를 통해서야만 신(神-브라만)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는 것을, 그 자아가 사라질 때, 비로소 그(?)가 말한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함께 있겠다'고 한 뜻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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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마이너리티 리포트 - 아웃케이스 없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콜린 파렐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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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가 각 악기들의 소리를 조합해서 음악을 만드는 것처럼 존 앤더튼은 예지자들이 본 영상들을 조합해서 사건을 만든다.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이 울려 퍼진다, 조금 뻔하지만 이건 스필버그의 영화이다. 앤더튼은 프리 크라임을 감사하러 온 워트워를 향해 테이블 끝으로 공을 굴려 보낸다. 공은 땅으로 떨어질 것이고, 그걸 미리 알고 있으면 공을 잡아서 떨어지지 않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앤더튼은 왜 공을 움직이게 했으며, 그 앤더튼을 움직이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프리 크라임은 예비 살인자를 찾아서 체포한다, 그러면 살인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예지자들은 미래를 본다, 예언이란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래가 바뀐다, 미래가 현재가 되지 못한다면 그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에 불과하다. 어쩌면 꿈과도 같다, 예지자들이 보는 영상이 조합되면 사건, 그리고 이야기가 된다. 그들의 꿈은 우리의 꿈과도 같다, 우리 기억 속의 영상이 조합되면 사건, 그리고 이야기가 된다. 우리가 과거를 믿는 방식대로 예지자들의 미래는 실제(reality)로 받아들여진다, 우리가 과거에서 고통 받듯이 예지자들은 미래에서 고통을 받는다. 그래서,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보는 것(vision)에 대한 영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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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블레이드 러너 2049 : 일반판 (1disc)
드니 빌뇌브 감독, 해리슨 포드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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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2049에는 신체가 없는 조이가 등장한다. 공산품에 불과했던 조이가 케이와 관계를 맺을 수록 자기 의식(self recognition)이 생겨난다. 조이의 고스트에 대한 더 가까운 번역은 넋이리라. 물질로 존재할 수 없는 넋은 적당한 신체를 찾는다. 메리에트가 조이의 신내림을 받는다. 조이가 동기화된 메리에트의 신체는 조이인가, 메리에트인가. 아니, 질문이 잘못 되었다. 케이가 사랑을 나눈 건 조이였을까, 메리어트였을까, 혹은 둘 다였을까. 우린 여기에서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의 케케묵은 질문을 떠올려볼 수도 있다. 조이가 이 신체와 저 신체에 동기화할 수 있다면 조이는 대체 무엇으로 존재한다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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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쇼생크 탈출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 / 워너브라더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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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다시 영화에 대한 담론으로 돌아가면, 우린 영화를 통해 과연 '무엇을' 보고 있을까? 이 질문이 어렵다면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우린 영화를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떠올려봐도 좋다. 아마도 우리 대부분은 영화를 보고 나서 그 '내용'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것이다. 물론 내용이 아니라면 이미지와 음악을 어떻게 '이야기'할 수가 있겠는가. 어쩌면 이게 일반 관객들과 평론가들의 차이일런지도 모른다. 일반 관객들이 결국 내용을 중심으로 영화를 보는 것에 비해 평론가들은 그보다 종합적으로 영화를 보는 기술을 익혔다는 말이다. 여기에서 평론가들과 일반 대중들의 괴리, 그리고 평론가들에 대한 불신이 생겨난다. 안타깝게도 평론가들이 대중들을 이해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국 이해란 게 언어 속에 머물러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쇼생크 탈출은 좀 뻔한 영화가 된다. 모든 사건을 인과의 틀에 넣어서 생각하는 인간 양식에 쾌를 주는 거다. 말하자면 기승전결, 이러이러해서 위태로웠으나 사실은 이런 게 있었던거다. 그러니까 쇼생크 탈출은 앤디 듀프레인에 대한 뮈토스가 된다. 뭐, 어쩔 수 없기도 하다. 우리 보통의 인간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인과란게 결국 뮈토스에 불과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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