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블레이드 러너 2049 : 일반판 (1disc)
드니 빌뇌브 감독, 해리슨 포드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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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2049에는 신체가 없는 조이가 등장한다. 공산품에 불과했던 조이가 케이와 관계를 맺을 수록 자기 의식(self recognition)이 생겨난다. 조이의 고스트에 대한 더 가까운 번역은 넋이리라. 물질로 존재할 수 없는 넋은 적당한 신체를 찾는다. 메리에트가 조이의 신내림을 받는다. 조이가 동기화된 메리에트의 신체는 조이인가, 메리에트인가. 아니, 질문이 잘못 되었다. 케이가 사랑을 나눈 건 조이였을까, 메리어트였을까, 혹은 둘 다였을까. 우린 여기에서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의 케케묵은 질문을 떠올려볼 수도 있다. 조이가 이 신체와 저 신체에 동기화할 수 있다면 조이는 대체 무엇으로 존재한다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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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쇼생크 탈출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 / 워너브라더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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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다시 영화에 대한 담론으로 돌아가면, 우린 영화를 통해 과연 '무엇을' 보고 있을까? 이 질문이 어렵다면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우린 영화를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떠올려봐도 좋다. 아마도 우리 대부분은 영화를 보고 나서 그 '내용'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것이다. 물론 내용이 아니라면 이미지와 음악을 어떻게 '이야기'할 수가 있겠는가. 어쩌면 이게 일반 관객들과 평론가들의 차이일런지도 모른다. 일반 관객들이 결국 내용을 중심으로 영화를 보는 것에 비해 평론가들은 그보다 종합적으로 영화를 보는 기술을 익혔다는 말이다. 여기에서 평론가들과 일반 대중들의 괴리, 그리고 평론가들에 대한 불신이 생겨난다. 안타깝게도 평론가들이 대중들을 이해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국 이해란 게 언어 속에 머물러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쇼생크 탈출은 좀 뻔한 영화가 된다. 모든 사건을 인과의 틀에 넣어서 생각하는 인간 양식에 쾌를 주는 거다. 말하자면 기승전결, 이러이러해서 위태로웠으나 사실은 이런 게 있었던거다. 그러니까 쇼생크 탈출은 앤디 듀프레인에 대한 뮈토스가 된다. 뭐, 어쩔 수 없기도 하다. 우리 보통의 인간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인과란게 결국 뮈토스에 불과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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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멀홀랜드 드라이브 : 풀슬립 에디션
데이비드 린치 감독, 로라 해링 외 출연 / 컨텐트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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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란 결국 꿈에 불과한 것을(Phantasma), 극장에 불이 켜지면서 꿈에서 깨어나야 하는 것(wake up)을. 에스프레소를 뱉어내는 남자, 아직 치워지지 않은 개의 배설물은 잊어도 좋다, 우리가 꿈에서 만난 상징들을 다 기억하고 풀이하지 않는 것처럼. 그녀의 꿈 속을 들여다보는 우리에게 다이안은 등을 돌리고 누워있다. 그녀의 얼굴을 보기 전까지 우린 그녀가 죽은 것인지 자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꿈도 역시 그렇다, 우린 깨기 전까지 우리가 살아서 꿈을 꾸는 것인지 죽고 나서 꿈을 꾸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영화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 깜깜한 극장에서 우린 유령(ghost)의 시선으로 타자들(object)을 들여다본다. 하지만, No hay banda, 아이러니하게도 프로이트가 리비도(sexual drive)의 끝에서 발견한 것은 바로 죽음충동(death drive)이었다. 그리고, 기형도는 종로의 한 심야극장에서 이미 죽은 채로 발견된다. Silencio, 기형도는 인생을 증오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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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 서양철학사 - 소크라테스와 플라톤부터 니체와 러셀까지
프랭크 틸리 지음, 김기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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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중에 지나가다 한마디 남깁니다.. 왜 아래 마이리뷰들은 하나같이 ‘리뷰‘가 아니라, 책을 받은 ‘감상‘일까요?^^;; 이 책은 철학에 대한 ‘감상‘으로 다가가면 ‘베게‘로 쓰이기에 딱 좋습니다~ㅋ 어느 정도 서양철학사를 아는 분이라면 말 그대로 re view로는 아주 괜찮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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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대 감기 소설, 향
윤이형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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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은정의 아이, 서균이는 의식을 영원히 못 찾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은정은 다시 웃을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이미 그녀의 곁에 있었던, 그녀의 상처에 붕대를 감아줄 많은 친구들을 이제 알아볼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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