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굶는다 - 경제에세이 in LA
임유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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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3일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과의 FTA를 본격화하기 위해 야당 및 언론의 반대에도 미국 측이 요구한 `4대 선결조건`을 수용했다. 처음에는 부인했지만 미국 측 대표가 협상 중 관련 사항을 언급하자 서둘러 이를 인정함으로써 `4대 선결조건`허용은 사실로 드러났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배출가스 강화기준 철폐 그리고 스크린쿼터 축소 및 약값 재평가제도 철폐가 그것이다. 반대 측은 이것만 봐도 한미 FTA는 굴욕적인 협상이라고 주장했다. - p.146

새로운 유전자 조작 작물이 있더라도 한국이 `건강에 위해성이 창출된다고 믿을만한 이유가 없으면` 위험도 평가를 할 수 없도록 규정했기 때문에 한국인은 안전성이 입증되지도 않은 유전자 조작 농산물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셈이라며 유전자 조자 농산물 수입에 따른 농산물 안전에 대한 문제도 함께 제기한다. - p.156

솔직히 반대진영에서 `이익균형`을 말할때마다 실망스러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자동차가 많이 팔리고 쇠고기는 적게 수입되고 제약회사의 손실이 예상보다 적다면, 그래서 이익이 균형점을 찾았다 한다면 한미 FTA에 찬성하겠다는 뜻인지 묻고 싶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반대 진영의 핵심 논리는 `서민의 삶과는 크게 영향이 없는 일부 대기업의 이익에 봉사하기 위해 다수의 중소 상공인과 농민이 사지에 내몰릴 수도 있는 개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아닌가 말이다. 한미FTA는 국내 여건이 성숙될 때까지는 절대 불가하며 내수시장 보호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었다는 전제 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아예 선언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른바 `이익균형`논쟁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남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에 갇혀 좌충우돌하는 꼴은 더 이상 보기 싫다. -P.166

충격적이었다. 기가막힐 지경이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월 1,000달러는 내야지 그나마 보험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우리로 치면 진찰료와 비슷한 코페이를 병원에 한 번 갈때마다 대략 20달러가량 지불해야 하고, 본인부담액도 100달러여서 감기같은 것으로 병원에 갔다가는 우선 100달러가 될때까지 내 호주머니에서 지급된 연후에나 그 초과분이 병원에 지급되는 방식이었고, 그 초과분 조차도 80%만 보험회사가 부담하는 조건이었다. -p.219

미국 유머에 `병원치료 덕에 사람이 살아나서 병원비 부담에 자살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보다 더 적절히 미국의 의료 현실을 설명하는 말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더 희한한 것은 이처럼 `자유방임적` 의료제도를 갖고 있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의료비를 국각예산으로 집행한다는 사살이다. 23%(국방비보다 비중이 높다)에 이르는 예산이 공적 의료지원에 사용됨에도 국민의 15%이상이 여전히 의료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 p.221

미국은 태연하게도 합법적으로 급행료를 받아 챙기고 있다. `정상적으로 절차를 마무리하는 데는 3개월이 소요되지만 급행료를 지불하면 1개월만에 절차를 끝내는 제도가 있으니 빨리 영주권을 받고 싶은 사람은 정부에 내는 일반신청 비용외에 1천 달러를 추가로 내면 된다`는 식이다.누구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돈 더 내는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니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는 투다. 중세에는 천당 가는 표를 팔았다지만, 이곳 미국에서는 그 표를 쪼개 일반과 급행으로 나누어 팔고 있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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