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 : 근현대 편 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
이즐라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2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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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21인이 들려주는 재미있는 일상 속 철학 이야기


'철학'이라는 두 글자를 들었을 때 어렵다는 생각부터 드는 사람이라면?


그런데 철학을 알긴 알아야겠다고, 인문 교양의 필요성을 느끼거나 호기심이 있다면?


교양 인문의 필요를 절절히 느껴서 일단 책을 펼치긴 했지만 꾸벅꾸벅 졸아봤거나 따분해서 중도하차했던 경험이 있다면!


만화로 그려져 쉽고 색다르게 다가오는 <퇴근길 철학툰>을 강력 추천한다


물론 칸트의 철학은 아무리 쉽고 단순하게 풀어주었어도 챕터 두 개를 차지할 만큼 방대하고 정신이 혼미해졌었지만...

좀 어려운 부분이라면 그냥 휙휙 넘어가도 괜찮은 게 철학자 21명의 삶과 사상을 다뤄 내용이 무진장 방대하기 때문!


애초에 만화로 그려진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어렵고 지루하다는 인식을 깨고 쉽고 재밌게 다가오기 위함이니까!


혹시나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잽싸게 다음 파트로 넘어가자!

세상은 넓고 철학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며 다음 다다음장에도 신묘한 철학들이 가득하다


21인의 철학자 특징을 잡아 묘사한 그림도 아주 큐트하니 볼 맛이 난다


퇴근길 철학툰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정말 책장이 술술 넘어갈 수밖에 없게 한 페이지에 두 컷씩 아주 큼직큼직하게 그려져 있어 정신차리고 보면 반절 읽고 마는 책이다


쭉 읽다보니 가장 마음이 드는 건 스피노자의 철학이었다


인간의 관점을 벗어나 영원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한다니!

제법 낭만적으로까지 느껴지는데 이게 깊게 공부하면 무진장 이성적인 합리주의자의 관점이었다고 하니 흥미롭다


.


반짝반짝 후가공이 들어간 철학툰이라는 제목의 앞에는 부제처럼 다음과 같은 말이 붙어있다


'지적 허영을 위한'


사실 이게 서평단을 신청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한데,

이동진 평론가가 문화에 대해서는 허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던 것처럼 지식에 한해서도 어느 정도는 허영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허영'이라고 하면 썩 좋지 않게 들릴 수가 있는데 애초에 허영심이라는 건 뭔가 내게 부족한 곳이 있다는 걸 확실하게 알고 그것을 채우고 싶어서 드는 마음이 아닌가?


물론 딥해지면 실속 없이 겉핥기로만 알고 붕붕 뜨게 되겠지만 여기서 포인트는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뭐가 필요한지를 인지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지식이든 문화든 이미 모든 것을 다 알고 충만하다고 생각한다면 더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학습할 여유도 이유도 없게 되니까!


매일 같이 익숙한 맛, 아는 맛만 먹다보면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한다


말 그대로 '있어 보이고' 싶어서라도 새로운 문화나 지식을 접하다 보면 그 시간들이 쌓여서 자연스럽게 학습이 되고 연습이 된다


솔직히 철학이 너무 재밌어 죽겠는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이런 책에 이름을 날리는 위대한 철학자가 되는 것이고


보통 사람이라면 '아, 이런 것 좀 알면 있어 보이잖아' 하는 지적 허영을 위해서라도 책 한 번 더 펼쳐보고, 그 참에 하나라도 머리에 넣어가면 너무나 이득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저자도 처음 철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가 있어 보이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해서 남들을 쉽게 이해시키려고 이렇게 책까지 낸다? 대단한 거다

다 떠먹여 주는데 안 먹을 이유 없지


.


서평단 모집 이벤트에 선정되어 넥서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언제나 절대 권력은 사람들이 똑똑해지는 걸 싫어해.‘

진정한 성장은, 반대와 모순을 끌어안을 줄 아는 열린 태도에서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철학의 흐름이 시기에 맞춰 변하듯, 유행의 파도는 욕망에 따라 춤춘다. 그렇기 때문에 한 시대의 유행을 들여다보면, 그 시대의 결핍이 보인다.

‘지상에 천국을 만들어내려는 시도는 언제나 지옥을 만들어낸다.‘

지속적인 사유는 피곤하다. 그렇지만 어쩌다 한 번씩이라도 자신을 돌아보며 숨어있는 악마를 내쫓아야 한다. 아렌트는 말한다. ‘멈춰서 생각해보라. 누구도 하던 일을 멈추지 않는 한 생각에 잠길 수 없다.‘

생각해보면 무엇인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대부분 대상에 대해 제대로 모를 때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관심 있는 무언가에 대해 알아가는 즐거움이 사랑이라면, 무언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무언가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이해할수록, 우리 인생은 보다 행복해지는 게 아닐까?

소크라테스는 문답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진리가 정말 확실한지, 맹목적으로 믿고 있는 믿음이 진짜 타당한가를 집요하게 따졌다.

‘생각은 꾸준히 벼리지 않으면, 금방 굳어버리니까.‘

결국 철학이라는 것은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 맞다고 기대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회의하는 것이다.

‘우리는 확신과 의심 사이에서 파도처럼 출렁이는 존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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