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습니다 - 공감부터 설득까지, 진심을 전하는 표현의 기술
정문정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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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할 때 인상 깊은 구절이 있는 페이지는

나중에 사진을 찍으며 복기하려 모서리를 접어두는 편인데,

이 책은 한 80%를 접어버려서

하나씩 다 찍어두는 것은 무리고 자주 다시 펼쳐보려 한다


확실하게 말하려다 나도 모르게 공격적인 어투를 써봤거나,

반대로 쿠션어를 너무 깔아서 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냐는 소리를 들어봤다면


표지에 치즈냥냥이가 발톱을 숨기고 있는 바로 이 책

<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습니다>를 권해본다


.


이 책은 기본적으로 말하기와 글쓰기가 어떻게 다른지,

부드럽고도 명확하게 말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선명하고도 품위있게 자기 표현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이다


말하기...? 글쓰기...?

이거 유아동교재 아닌가 싶은 사람이 있을 텐데 절대 아니다


한글이 가나다 뗀다고 끝이 아니고 영어가 알파벳 안다고 끝이 아니듯

쓰고 말하는 스킬은 휴먼으로 태어난 이상 죽을 때까지 갈고 닦아야 한다


본격 글쓰기! 서두부터 결론까지~ 이런 식으로

옆에다 필기하며 공부해야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쉽고 단정하며 다정한 어투로 읽히는 에세이 형식이기에

더 크게 와닿았다 (공부싫어맨)


.


사실 살아있는 저자의 에세이는 잘 읽지 않는 편이다


아예 뭐 100년 전 사람의 글이다~ 이래버리면

저땐 저랬구나 하고 뜻이 안 맞아도 대충 넘어가기라도 하지

나와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는 저자의 가치관에 전혀 공감할 수 없거나

주장하는 논조가 너무 강하거나 자기연민이 너무 심하게 느껴지면!

책장이 절대 안 넘어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정말 다행스럽고 훌륭하게도,

저자 한 사람이 겪은 일들을 사례로 들었다고 해서 절대 시야가 좁지 않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여기저기 다녀본 만큼 폭넓은 사례들이 들어있어

각자 개인의 상황에 맞춰 필요한 부분들을 쏙쏙 흡수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저자가 말과 글을 잘 다루고 강연까지 많이 다니는 전문가인 만큼

다수의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톤으로

이 짧은 책 한 권 안에서도 다양성에 대해 존중하려

항시 신경쓰는 게 느껴져서 읽는 내내 마음이 굉장히 따스해졌다


.


여러 에피소드 중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후반에 나오는

무해한 사람이 되는 목표를 '지양'하라는 것


세상에는 너무나 다양한 환경에서 자라나

각기 다른 상황 속에 사는 사람들이 있기에

내가 일상적으로 쓰고 전혀 문제 없다고 생각했던 말 한 마디도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걸 또 너무 의식하다보면 말이고 글이고

입조차 뻥긋하기 힘들어지겠지


그러므로 저자는 무해한 사람이 되겠다는 거창한 목표보다는

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며

비슷비슷한 이들끼리 모여 있는 집단에서만 지낼 땐

전혀 몰랐던 넓은 세상을 직접 체득하길 권한다


그렇게 하나씩 신경을 쓰고 시야를 넓혀가면

적어도 어제보다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


.


최근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라는 독특한 서바이벌을 보았는데,

이 프로그램의 제작의도 또한 저자의 의견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단순히 사상이나 이념, 정치성향 등 어떠한 지표 하나만 놓고 봤을 땐

서로 너무너무 달라서 '와 정말 저런 사람이랑은 말도 섞고 싶지 않군!'

했던 이들이 직접 살을 맞대고 대화를 하면서 지내보면

그 인식이 확연히 달라지게 된다


마치 엠비티아이처럼 눈에 보이는 지표만이 다가 아니고

세상은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는 너무나 다양한 색깔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


상대의 사상에 녹아들어 동조하는 것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 그 사람이 자란 배경이나 가치관등을 알게 되면

상대가 왜 그런 지향점을 가지게 됐는지 이해는 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나와 다른 뜻을 가진 사람이 틀리지 않다는 것.

저 사람은 그저 나와 다를 뿐이라는 것.

이것을 명확하게 인지하면 전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도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끝끝내 이해할 수 없는 골을 남겨두는 것보다는

사람 좋아와 사람 싫어가 공존하는 이 마음을 다잡고

보다 넓은 시각을 가지고 싶어진 책이다


.


서평단 모집 이벤트에 선정되어 문학동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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