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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커 ㅣ 래빗홀 YA
이희영 지음 / 래빗홀 / 2024년 5월
평점 :
절친의 구애인이랑 사귀기 vs 구애인의 절친이랑 사귀기
설정 자체가 인터넷에서 종종 봤던 밸런스게임 선택지 그 자체라 아 요즘 고등학생들 재밌게 노네- 했다
판타지가 가미된 책의 주인공이라고 하면 보통 뭔가 특별한 점이 하나씩은 있어서 먼발치에서 관망하듯 보기 쉬운데, 셰이커의 등장인물들은 정말 평범해서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지인이나 동생 그리고 내 모습까지 이입이 가능했다
그래도 매우 평범하지 않은 조건이 하나 있었으니 주인공부터 시작해서 모든 등장인물들 이름이 너무 특이해서 꼭 원서에서 모르는 단어 나와서 머뭇거리는 것처럼, 이게 사람 이름이라는 데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난 딱히 되돌아가고 싶은 시간 같은 게 없어서 과거에 만약을 하염없이 끼워넣는 주인공의 시간여행이 부럽진 않았지만 소설과 정반대로 미래를 경험할 수 있는 칵테일이 있다면 꼭 마셔보고 싶다 이거야말로 진정한 사기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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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면서 영화 <나비효과> 생각도 났다
치명적인 사건이 있기 전의 과거로 돌아가서 그걸 고쳐놓으면 그로 인해서 또다른 치명적인 일이 생기고, 다시 시간을 거슬러 그 일도 막았는데 또다른 곳에서 문제가 생기고 끝도없이 절망편으로만 흐르는 시간여행기의 끝이 정말 충격적이었는데
셰이커는 청소년문학답게 그렇게 파국을 맞이하진 않고 아무리 노력해도 만날 사람은 만나고 벌어질 일은 벌어진다는 걸 인지한 주인공이 과거에도 미래에도 집착하지 않고 본인의 별명 롸잇 나우처럼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으며 마무리가 된다
지나고나서 후회되는 순간들도 그때 당시에 내릴 수 있던 최선의 선택이라 믿고 언제나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게 살라는, 나름 인생의 진리라고도 볼 수 있는 교훈을 남았는데 평소 살면서 지향하던 바와도 통해서 마음에 쏙 드는 메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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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은 과거에서 현재로 끊임없이 흘러가는 강물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삶이란 어쩌면 그 위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는 일인지도 몰랐다. 시간은 때때로 훌쩍 건너뛰기도 하고, 한곳에 오롯이 멈춰 있기도 하니까.
- 평생을 오직 한 사람으로 살아간다고 믿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수많은 '나'들이 찰나에 존재했다, 덧없이 사라지고 다시 존재함을 반복하는 것뿐이었다. 탈피하고 그 껍질을 버리는 갑각류처럼, 인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 과거를 떠올리면 자신이 마냥 어리게만 느껴졌다. 철없고 단순해 세상을 모르는 유치한 어린아이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어린아이가 오랫동안 버텨냈고 묵묵히 하루하루를 살아 낸 덕분에 오늘의 내가 존재한다는 그 자명한 사실을 바보처럼 잊고 말았다.
- 내일의 과거는 오늘이지요. 내일은 그다음 날의 과거가 됩니다. 우리는 늘 과거에 살고 있습니다. (···) 과거는 돌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매일매일 살고 있을 뿐입니다. (···) 우린 과거에 살지만, 정작 그 과거를 바꿀 생각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 "아름다운 얼굴로 악마 같은 말을 하네."
- 대학만 가면, 제대만 하면, 졸업만 하면, 취업만 하면.... 그렇 게 수많은 '하면'의 장벽 뒤에 나타나는 건 더 넓고 까마특한 벌판뿐이었다.
- 그것이 왜 중요했는지는, 결국 그 시간이 지나야만 알 수 있다.
- 마음은 여전히 과거의 상처를 지닌 채, 시선은 늘 미래로 향해 있는, 매일같이 시공간을 뛰어넘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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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모집 이벤트에 선정되어 래빗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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