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4
J.M.G. 르 클레지오 지음, 김윤진 옮김 / 민음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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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

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우매우 재미있다.

 

 

 

조클레지오,가 노벨문학상을 받았기때문에

선뜻 그의 가장 대표작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집어든 책이 [조서], 그리고 황금물고기(이건 오늘부터 읽을 예정)

 

내가 르 클레지오를 알게된건,

프리다 칼로 & 디에고 리베라 를 읽으면서다. 내가 개인적으로 프리다칼로를 너무 좋아해서, 그녀의 인생을 통틀어 가장 영향력있는 그녀의 남편 디에고 리베라와의 전기를 알고 싶었다 진심.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녀의 그림과 관련지어 가장 잘 이야기하고 있는 책을 찾다가, 사실 그림이 가장 많은걸 고르려고 욕심을 부리다 선택한 책이기도 하다.

나의 기대와는 조금 다르게, 그녀의 삶을 바친 시대와 그녀의 주변을 어쩌면 조금 지루할 수 있겠다... 란 생각이 들 정도로 서술해 놓았던 책이어서,

내겐 읽기가 너무너무 힘든 책이어서, 중간에 읽다가 친구를 빌려주곤 다시 찾지도 않았던 프리다칼로의 이야기.

후에 내가 르 클레지오를 다시 찾게 될까,란 깊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조서,

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우매우 재미있다.

가끔씩 무슨말을 하고싶은건지, 장황한 그리고 복잡한 전개에 당황스러웠지만, 말도안되는 이야기들이 반복적으로 되풀이된다거나, 종이로만든 사람들,처럼 중간중간 삭선이 있다거나, 신문기사들을 스크랩해놓은 것 같다거나, 역시 미친사람의 모습을 쫓는건 너무 힘들구나... 란 생각이 들기도 하다가...

하지만 끝까지 이 책은 재미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마지막 챕터인데,

아담폴로,가 대화를 하다가 어느순간 말을 채 끝내지도 못한채 사라지는 장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현대인의 비애가 아닐까.

가끔씩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처럼 아담의 독백이 무슨말인지... 대체 이 인간은 뭔데?라면서도 그 한마디 한마디를 곱씹게 만드는 매력.

아담폴로,라는

실제, 현실과 공상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인물의 발자취를 쫓는건 여간 힘든일이 아니다.

그가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들.

그가 적어가고 있는 수많은 단상들은

때로는 내게 버겁기만 하다.

하지만 재미있다.

 

 

아담폴로,

왜 그는 집을 뛰쳐나올 수 밖에 없었나, 왜 그는 낯선곳에서의 외롭고 남루한 삶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나, 왜 그는 끝까지 자신을 변호하지 못한채 말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까,

왜 우리는 현실적인 것에서 비현실적인 감상에 젖고, 비현실적인 것에서 현실적인 비애를 느낄 수 밖에 없는가.

 

 

아담폴로의 방황은 어쩐지 씁쓸하기 그지 없지만, 한번쯤 그의 행로에 동참하고 싶은 충동이 일기도 한다.

 

 

 

 

얼마전

무릎팍도사 소설가 김홍신,편을 보았는데,

김홍신왈 : 간단하게 쓸 수 있는 것도 일부러 길게 늘려쓰기도 한다는 말을 들었다. 아, 소설가들역시 이런 고민들이 있겠구나, 란 생각이 들면서

나는 짧고 간단하게 쓸 수있는 문장도 길게 늘려쓰면서 알게되는 새로운 감정들을 꽤 좋아하는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서,는

이런면에서 나에게 맞는 작품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한마디로 끝낼 말만 있다면 세상은 얼마나 처참할까.

 

 

많은 이들이

카뮈의 이방인과 이 작품을 비교하는데,

난 아모스오즈의 나의 미카엘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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