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랑 너무 비슷함

인종 간 혐오와 집단 망상은 이 시대 삶의 방식 일부나 다름없다. 사람들이 조금만 덜 무식했다면 이런 혐오와 망상의 영향이 지금보다 덜 했을지도 모른다. 독일 치하의 유태인들이 어떤 학대를 당했는지 전쟁 시작 전에더 잘 알았더라면, 최소한 우리가 유태인 난민을 대하는 방식은 지금보다더 인도적이었을 것이다. 유태인에 대한 대중의 반감 그 자체는 별 차이 없었겠지만 말이다. 대규모의 유태인 난민을 거부하고 있는 지금 우리의 현실이 적어도 부끄러운 짓이라는 인식은 있지 않았을까.
각 개인이야 여전히 난민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겠지만, 현실에서는 그나마 더 많은 난민의 목숨을 구했을지도 모른다.
폴란드 난민 문제도 마찬가지다. 앞의 대화에서 내가 가장 가망 없다고느낀 부분은 두 사람이 자꾸 입에 올리던 ‘폴란드인은 자기 나라로 돌아가라고 하자‘는 말이었다. 그들 대부분은 돌아갈 나라 자체가 없어진 사람들‘이라고 내가 말했더라면 두 사람의 입이 딱 벌어지지 않았을까.
두 사람의 머릿속에는 현 상황과 관련한 팩트 따위는 하나도 들어 있지않다. 1939년 이후 폴란드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두 사람은 전혀들은 바가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 두 사람은 워낙 무지한 나머지 영국의 인구가 포화 상태라는 거짓 사실을 믿고 있다. 전체 노동인구는 부족하지만 지엽적으로 실업률이 오를 수 있다는 사실도 좀처럼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의 생각 자체를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 다만 돌아갈 고향이 없는 난민들에게 돌아가라‘며 쫓아낼 때 그 말의 의미가 어떤 건지 정확히이해하도록 설명해 줄 수는 있다. 조금이라도 지식을 얻고 나면 사람들이조금은 덜 악랄하게 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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