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윤의 알바일지 - 14년차 알바생의 웃픈 노동 에세이
윤이나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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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생의 서러움을 녹여 만든 책.

작가님과의 성이 같아서 일까,
비정규직으로 당했던 설움에 공감이 갔던 것일까
왠지 모를 친근감까지 느꼈졌던 책이었다.


 

카페촌 알바, 워홀을 떠나 일했던 닭공장, 기념일마다 뛰었던 빼빼로 1인판매,
과외알바, 홀서빙, 선글라스 판매, 방송국 방청알바 등등등

늘어놓자니 입이 아파 다 늘어놓지도 못할,
알바로 전전했던 작가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아르바이트 별로 짧은 글이 실려 있으며, 호흡이 짧아서 금새 읽혔다.
책 무게 또한 내용만큼 라이트해서 지하철에서 펼쳐 읽기 딱 좋았다.


가볍게 읽기 좋지만, 왠지 모를 씁쓸함과 무거워진 마음이 든것은
내 옛 처지가 생각 나서이겠지.


뭐라도 되고 싶고, 뭐라도 될줄 알았던 나에게
토닥토닥 위로가 되었던 책.
지금을 살고 있는 청춘들이 공감할 수 있는 위로의 책이 아닐까 싶다.

 


 

 

 

<나를 붙잡았던 책 속 한 문장들>

 


시간으로 환산하면 저임금이고,
노동을 가치있는 일로 만드는 것은 내안에서 해결할 일이다.
누군가 노동이 신성한 것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뚝딱 신성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p.40

 

 

대충 고개를 끄덕인 아이는 빈칸을 채워갔다.
중학교 때는 농구를 하고 싶다든가,
스무 살에는 대학에 갈 거라는 그런 뻔한 내용이었다.
현실이 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만큼 뻔했다.
p.37


 

생각해보니 그때 반짝이지 않았던 건 나 였다.
심지어 별로 반짝이고 싶지도 않았다.
p.89

 


땀이랑 눈물은 원래 뒤섞이는 거고,
그런게 인생이라고 생각하면서.
순전히 힘이 들어서, 정말 몸이 힘들다는 이유로 눈물이 난 건
중학교 때 오래달리기 이후로 처음이었다.
p.118

 

 

마저 이력서를 돌리려는데 빗방울이 떨어졌다.
와, 진짜 이럴 거예요?
하늘에 삿대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p.47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다.
어디서도, 어떤 연락도 없었다.
p.46

 

 

날이 갈수록 쉽지가 않다.
일단은 참고 있는데 언제쯤 괜찮아질까.
모든 처음과 모든 막내는 이렇게 쉽지 않고,
일단 당장은 참아봐야 하는걸까.
p. 122

 

 

바벨을 내려놓아도 스케이트를 벗어도 인생은 계속되는데
내려놓을 수 업어서 벗을 수 없어서
그 무겁고 불편한 것들을 안고 끼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했던 어떤 밤처럼
나는 쉬지 않고 울었다.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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