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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111번가의 목수 - 나를 바꾸는 진정한 삶의 가치
존 고든 지음, 구미화 옮김 / 한경비피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책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자기계발서를 읽은 기억은 거의 없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뻔한 말들을 늘어놓고, 긍정의 자세는 좋지만 정도가 지나쳐 무한긍정주의로 흐르는 것 같은 내용들이 그다지 깊이있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취향도 고민거리가 많은 내용이거나 혹은 작가가 한 문장 한 문장 깊은 고민을 한 것 같은 책, 다시 말해 가볍지만은 않은 책을 선호하는 편이다보니 더욱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음에도 난 언제나 아날로그인이었다. 공교롭게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되어가던 90년대 초중반부터 자기계발서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을 보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자기계발서가 아날로그적 독서취향을 가진 내게 매력적이지 않았던 것이 이상한 현상은 아닐 거다.
<뉴욕 111번가의 목수>는 자기계발서다. 평소 같았으면 읽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분야의 서적을 읽게 된 것은 시기적으로 마침 학기말의 폭풍과제와 진행하고 있는 여러 프로젝트로 몸과 마음이 완전히 녹초가 되었던 연말이라 가벼운 책으로 머리를 식히고 싶었던 탓이 컸다. 책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그냥 킬링타임으로 읽고, 공짜책 받고, 머리도 식히고 하는.

그런 점에서 봤을 때 <뉴욕 111번가의 목수>는 내 예상과 딱 절반이 맞아 떨어졌다.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동화같은 스토리가 그랬고, 반면 술술 읽히는 내용에도 불구하고 담겨진 메세지는 결코 쉽지 않다는 점에서 많은 숙제를 던지는 책이었다.
"더 깊이 사랑하고,
더 크게 섬기고,
더 많이 보살피라"
살면서 한번 쯤 이 말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들어봤다는 것은 그만큼 누구나 생각하기도, 말하기도 쉽다는 뜻이다. 사랑하고, 섬기고, 보살피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관계에서 가장 바람직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추앙받아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 또한 누구든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실천"의 단계로 들어가면 이 세가지 행위는 더 이상 쉬운 것이 아니라 가장 어려운 고난이도의 강령이 된다. 나와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 더구나 지금 내가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해있다면, 사랑을 베풀기란 쉽지 않다. 물질, 심리, 건강, 관계 등 삶의 어떤 부분이라도 조금만 어긋나면, 그 어긋남에 집중하는 나머지 "사랑"이라는 가장 위대한 감정과 행위를 잊어버리곤 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사랑하기도 힘든데 섬기는 것이 쉬울리 없다. 남을 섬긴다는 것은 "자기 희생"이 필연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타인의 필요(Needs)를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섬김은 자신을 타인보다 낮추는 "낮아짐"의 자세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인간의 이기심은 자기자신을 높이려는 본능적인 속성에서 비롯된 것인데, "섬김"은 이러한 인간의 속성을 전면적으로 거스르는 행위이기 때문에 개인의 엄청난 노력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
"장인은 다른 사람을 잡아먹으면서 성공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다른 사람과 경쟁하기보다 오직 자신의 완성을 위해 뛰죠. 그리고 실패할까봐 걱정하지 않아요. 애정을 담아 작품을 완성할 생각만 하죠.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장인에겐 그 어떤 두려움도 힘을 쓰지 못해요. 그 덕분에 최선을 다해 작업할 수 있고, 최고의 작품을 창조해내요. 마이클, 당신도 스스로 장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분명히 이야기하지 않았나요?"
"저 역시 일할 땐 제가 아는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한다고 자신합니다! 항상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고, 무슨 일이든 최고로 잘하려고 하죠. 그런데... 그런데, 대체 뭐가 문제인거냐 이 말입니다."
그때 제이가 불쑥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사랑이 식어가고 있지 않나요?" (P.90)
사랑과 섬김에 보살핌까지 더해진다면 난이도는 더욱 높아진다. 아무리 열심히 사랑하고 섬긴다 해도 그것이 내 입장에서 진행되는 것은 소용없다. 사랑과 섬김의 대상인 "상대"의 마음과 필요를 세세히 읽고, 그에 맞게 신경써주는 것이 보살핌이다. 때문에 보살피는 행위는 디테일하고 꼼꼼하게, 하나부터 열까지, 상대를 위해 모두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가능하다. 바쁘고 정신없는 현대 사회에서, 하나하나 챙겨야 하는 보살핌의 행위를 온전히 실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데 <뉴욕 111번가의 목수>에서 저자는 말한다. "더 깊이" 사랑하고, "더 크게" 섬기며, "더 많이" 보살피라고. 그냥 사랑하고 섬기고 보살피는 것도 이미 쉽지 않은데, "더" (More)라는 단어를 끊임없이 강조한다. 이 책이 누구나 쉽게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결코 쉽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진지했다. 동화같은 스토리, 너무도 뻔한 해피엔딩의 긍정적인 이야기지만, 이 책에서 스토리의 개연성, 기승전결의 완성도 등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서처럼, <뉴욕 111번가의 목수> 또한 뻔한 얘기를 쉽게 던지고 있긴 하지만, 기독교의 "예수"가 보여준 절대사랑, 절대희생(섬김), 절대보살핌(배려)의 정신에 바탕을 둔 스토리로 메시지의 무게감이 여느 자기계발서보다 훨씬 깊게 다가온다.
"나는 내 내면의 소리를 듣는 대신에 내가 직접 내면에 이야기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온갖 부정적인 생각과 불만, 갖가지 두려움과 의심, 그리고 경기를 마치지 못할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들이 들려요. 하지만 내가 내면에 이야기를 하면 경기를 완주하는 데 필요한 격려의 말들로 내 자신을 채울 수 있죠." (p.68-69)
"누구나 장인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대부분은 장인이 되기를 포기하죠. 단지 위대한 인물들이 현재 누리는 것들을 똑같이 경험하고싶어 하 뿐, 그들이 위대해지기까지 지나온 과정을 그대로 겪으려는 사람은 드문 게 현실이에요." (p.54)
"보통의 사람들은 일을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일이 끝나는 순간만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장인에게 시간은 상관이 없어요. 몸과 마음을 쏟아부어 무엇을 창조할 것인가를 고민할 뿐이죠." (p.50)
"실패는 인생이라는 여행에서 만나는 갈림길이에요. 우리가 가진 용기와 인내, 헌신들이 어느 정도인지 시험하는 거죠. 당신은 시련 앞에서 포기하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진정한 도전자인가요?" (P.163)
"장인은 다른 사람을 잡아먹으면서 성공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다른 사람과 경쟁하기보다 오직 자신의 완성을 위해 뛰죠. 그리고 실패할까봐 걱정하지 않아요. 애정을 담아 작품을 완성할 생각만 하죠.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장인에겐 그 어떤 두려움도 힘을 쓰지 못해요."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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