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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고우영 Digital 三國志 - CD-ROM 2장
고우영 지음 / 딴지그룹 / 2001년 6월
평점 :
절판


압권이다. 이 CD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포장을 뜯고 꼬박 하루를 세워 10권을 독파했다. 평소 컴퓨터 모니터로서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던 나로서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고우영의 <삼국지>는 일간스포츠에 연재되던 만화였다. 당시 연재될 때 신문부수를 좌지우지할 만큼 이 영향력은 대단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그 만화는 작가의 의도가 고스란히 들어간 원전이 아니었다. 원전은 당국에 의해 화이트로 지워지고 칼로 난도질 당해 너덜너덜해진 걸레였다.

작가의 작품이란 자신의 혼의 집약물이자 또 하나의 자식이라고 할 수 있다. 아비된 입장으로 자식이 걷지도 못하고 뛰지도 못한다면 얼마나 가슴이 미어지겠는가! 고우영은 이 원고를 보기도 싫었단다. 하지만 이 원고는 딴지일보의 집요한 개김수로 작가로 하여금 복원이라는 작업에 돌입하게 할 수 있었다. 작가로서는 이 작품을 다시 보는 것은 자신에게는 큰 아픔이겠지만 그로 인해 다시 태어난 이 만화를 읽는 독자로서는 크나큰 기쁨일 수가 없었다.

원전에 함몰되지 않고 만화라는 장르의 특질을 살려 새로운 창작품을 만들어낸 작가의 능력에 새삼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작품을 읽으면 다시 삼국지의 인물들과 맞이하며 가슴조이며 읽어나간 예전의 경험들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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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열단 창비교양문고 3
송건호 / 창비 / 1985년 12월
평점 :
품절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 남았다./ 그러나 지난 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강한 자는 살아 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라는 시다. 유럽전쟁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이러한 자의식을 지녔다. 우리네 살아남은 자들은 왜 이러지 못할까? 독립운동가들이 도리어 당당하게 살지 못하고 일정에 부역한 이들이 떳떳히 사는 세상, 큰 소리치는 세상은 어떻게 이해되어야 하는가?

이러한 사회 풍토속에서 이 산하를 위해 무수히 죽어간 독립운동가들이 그 자취도 없이 잊혀져 가고 있다. 그 중에 <의열단>이라는 독립단이 있다. 자신의 목숨을 던져 우리 민족을 각성시키고자 한 사람들... 그들의 이름은 김원봉, 이종암, 박재혁, 최수봉, 김익상, 김상옥, 김시현, 구여순, 김지섭 등 헤아리기가 힘들 정도이다.

이 책은 교과서에 실리는 애국지사들 못지않게 치열하게 활동한 이들을 살려내고자 저술된 책이다. 박태원의 <약산과 김원봉>과 <의열단 부장 이종암전>을 정리하여 쓴 책으로 특별한 연구가 가해지지 않았다고 저자는 서문에서 쓰고 있다. 연구가 가해지지 않고 정리된 책이라해서 그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절판되고 전해지지 않는 책을 중간세대의 정리를 통해 이런 이들이 존재를 부각시켜 후대와 계속 연락을 꾀하는 것도 하나의 의미를 가지지 않을까? 특히 친일파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현실에선 이런 작업들은 여전히 유효성을 지닌다.

'이 책을 많은 젊은이들이 읽어주어 민족의 양심을 바로잡는 길이 무엇인가를 한번이라도 반성해주었으면'하는 필자의 심정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그리고 통일이 이루어져 김원봉의 월북 이후의 삶이 조명되어 완전한 하나의 평전이 나올 날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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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1 - 고우영만화대전집 1
고우영 지음 / 우석출판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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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우영의 삼국지, 그 만화가 연재할 때 그 신문의 부수가 무지올라갔단다. 만화가 신문부수를 좌우할 정도로 재미있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 재미있는 것도 검열에 검열을 통해 걸레가 되다시피한 그림을 보고 웃었으니 원래의 작품은 얼마나 더 재미있었을까!
고우영의 삼국지, 그는 이 만화를 그리기 위해 일본의 요시가와 에이지의 삼국지를 읽었단다. 당시의 국내의 삼국지는 별로였다고 그는 술회한다. 삼국지, 우리는 죽기 전까지 읽었건 읽지 않았건 그 엄청난 영향력 아래에 살고 있다.

원전에 너무 따라갈려고 하면 작품은 힘이 없고 너무 과도한 해석을 내리면 완전히 딴 작품이 되는 것이 각색의 어려움이다. 고우영은 그런 면에서 어느 정도 그 사이에 균형을 이루며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이 만화도 좋지만 딴지일보에서 예전의 삭제되고 걸레가 된 원고를 복원하여 cd로 출간했다. 그걸 보며 하루 꼬박 새웠다.

삼국지를 3번 읽은 이와는 상종을 하지 말란다. 왜냐하면 삼국지에서 얽히고 섥히는 이해관계 속에 꾀를 부리고 제 꾀에 자기가 넘어가고 그 꾀를 역으로 이용하는 등 인간의 술수가 집약되어 있다. 이런 재미속에 역시 역사는 영웅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영웅사관을 뛰어넘치 못하는 것이 삼국지이다. 그런 면을 감안해서 읽는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유익한 고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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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1
김세영 글, 허영만 그림 / 채널21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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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조선에 연재되던 만화였다. 아마 허영만이라는 만화가와 김세영이라는 작가가 완벽한 콤비를 이루어 낸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김세영의 박학다식함의 글과 허영만의 따뜻한 터치가 어우러져 더욱더 힘을 발휘하는 듯 하다. 영희와 철수가 결혼을 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지우라는 딸이 태어나고 그 아이가 성장하면서 그 주변사람들과 발생하는 이야기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아마 이 만화를 보게 되면 굉장히 유식(?)해 질수도 있을 것 같다. 수 많은 유명인의 말을 어떤 상황에 시기적절하게 인용하는 철수를 보면서... 그리고 아이들의 시각을 유지할 수도 있을 듯 하다. 비록 작가의 상상력으로 태어난 지우의 대사지만 말이다. 만화의 일회적인 읽기를 뛰어넘어 두고두고 보며 되새길 수 있는 고전으로 태어나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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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의 모든 기록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간디서원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칠레에 대해 널리 알려진 정보는 가장 길쭉한 나라이다. 그 외에는 남아메리카에 위치해 있다는 정도이다. 이런 사실도 보아도 우리의 교육이 얼마나 미국 위주로 되어 있나 알 수 있다. 세계사에 등장하는 국가는 제국주의라고 불리는 나라들이다. 그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 책은 편향된 우리의 지도와 역사에 조금더 넓은 시야를 확보해 줄 것이다. 그리고 이 나라를 좋아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제껏 배운 나라들에 대해서는 별로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칠레의 모든 기록>이라는 영화가 탄생하게 된 이야기이다. 우리는 영화를 볼 때 2시간 앉아 보면 되지만 감독, 배우, 그 외 스탭들은 그 2시간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 모른다. 왜냐면 누구도 안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보통 영화도 이렇게 각고의 노력으로 우리 앞에 선을 보이는데 이 영화는 이 노력 위에 목숨까지 내어놓고 찍은 영화이다.

감독 미겔 리틴은 칠레의 쿠데타로 망명한 사람이다. 그가 망명객으로서 조국인 칠레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은 지금의 정부가 잘못이다라고 자신이 가진 재주, 즉 영화로 모든 세계인에게 알리는 일이다. 그는 그것을 위해 '본래의 나'를 숨기고 '다른 나'로 변장한다. 외모, 말투, 국적까지... 그리고 칠레의 수도 산띠아고에 잠입해서 6주간 필요한 장소에서 필요한 장면을 찍는다. 그 도중에 쫓기기도 하고, '다른 나'로서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하는 주변 친지들도 만나고,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하기도 한다. 마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이 나의 숨결이 가빠지고 그가 잡히지 않으면 안도의 숨을 쉬며 보았다. 그건 마르케스의 탁월한 글재주일 것이다.

칠레, 그 나라를 떠올렸을 때 피노체트, 아옌데, 네루다, 비올레타 파라라는 키워드를 생각난다면 우리가 이 나라에 대해 내 마음의 지도속에 이제 막 한 점으로 피어난 것이다. 그리고 이 나라에 대해 관심이 넓어져 음악, 역사, 문학 등이 포함된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진정한 길쭉한 나라로 태어날 것이다.

영화를 촬영하는 당시의 긴박함을 전해주는 글과 함께 영화의 시나리오, 그리고 감독의 영화관을 볼 수 있는 인터뷰가 있어 이 책은 칠레에 대해 알고자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영화를 공부하는 이에게도 유용할 듯 싶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국민들이 뽑아준 직책(대통령)을 포기하지 않고 장렬히 전사하여 영원한 대통령으로 남은 아옌데에게 고개가 숙여진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현실가 비교했을때는 더더욱 고개가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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