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도둑 맹&앵 동화책 4
백금남 지음, 서하늘 그림 / 맹앤앵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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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없는 아이들을 거두어 밥도 주고 학교도 보내주는 아버지(원장님)에게는 5명의 꼬마들 외에 치매 걸린 할머니나 거동 못하시는 아저씨 등 마음의 상처를 안고 함께 보듬어 사는 식구들이 많다. 그 중 제일 막내 남도의 사연 속에 바로 꽃밥 이야기가 있다. 제목만 보아선 가늠할 수 없는 내용이라 차근차근 책을 읽어 내려가다가 그만 울컥 눈물이 맺혔다.


아버지 돌아오시면 병든 엄마와 함께 꽃밥을 사먹으러 가자고 약속했었는데 약속을 못 지키고 엄마가 그만 남도 혼자 남겨둔 채 죽게 된다. 엄마를 잃은 충격에 화장터에 앉아 있던 남도가 엄마 제사상에 올릴 꽃밥을 사기 위해 저금통을 뜯는다. 그러나 자신을 거둬 주시는 아버지(원장님)의 돈을 훔친 것까지 다 합해도 꽃밥 한 그릇 살 돈이 턱없이 모자란다. 그래서 아이들 다섯 명이 힘을 합쳐 꽃밥 식당의 주방에 들어가 꽃밥을 훔치다 주인에게 걸리게 된다. 경찰과 아버지(원장님)의 도움으로 마무리는 잘 해결되어 엄마 제사상에 마침내 꽃밥을 올려놓게 되었지만 그 일이 기쁘지 않다. 슬프다.


이제 겨우 7살인 남도가 경험하는 세상이 너무 험하여 슬프고, 작은 일에도 엄마가 없다는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편견 가득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 때문에 슬프고, 앞으로도 엄마 없이 가슴 한 켠이 허전한 채 평생을 살아야하는 아이들 때문에 슬프다.


누가 이 아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바로 어른들이다. 아이들 스스로 엄마를 버리거나 집을 나온 경우는 없다. 마음이 곱고 서로를 위해줄 줄 아는 참 예쁜 아이들인데 부모가 없다는 이유로 오해와 편견을 받으며 살아야하는 안타까움이 내 마음을 무겁게 했다. 아이들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겠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고, 내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건강과 삶에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동화 같은 이야기이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요즘 가정의 해체로 편부모 아래서 사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세상은 더욱 험악해 졌고 아이 키우기는 더 힘든 환경이 되었다. 이것은 어른의 잘못이 아주 크다. 책임 의식을 가지고 아이를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게 도와야 한다. 그리고 다른 가정의 사정을 이해하고 서로 도움을 주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나만 괜찮으면 되겠지. 내 아이만 잘 하면 되지.-가 아니라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작은 일부터 아니 작은 생각부터 고치려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 딸이 이 책을 읽고 나서 “내용은 재미있지만 너무 슬펐어요. 그리고 나는 엄마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라고 말한다. 딸아이가 불평할 때마다 “너보다 못한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지금 아이티 어린이들은 너 같은 불평은 꿈도 못 꾼다.” 라며 잔소리를 했었는데 책 한권을 읽고 아이 스스로 감사를 느끼게 만든 책이라면 좋은 책이 아닐까 한다. 지금 불평하고 있는 어린이가 있다면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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