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다, 아침이 온다
김해영 지음 / 두란노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기억에 남는 문장 소개]

 

 

(p.67) 믿음이란 ‘오랜 세월 눈물을 희망으로 쏘아올린 후’에 보이게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p.148) 하나님을 믿는 것은 자신의 마음 밑바닥을 자꾸 들여다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p.182) 인간이 느끼는 참된 행복의 기준은 매우 모호하고 다양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세상과 충만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믿는다면 참된 행복을 더 많이 느끼게 될 것입니다.

(p.191)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만났을 때 내가 믿는 상식을 가지고 따지기보다는 ‘내가 아직 인생을 배우는 중이지’하며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더 현명한 태도라는 것을 지난 인생을 통해 배웠습니다. 잘 모르는 일이나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좀 더 기다려 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p.204)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정말 싫어하는 그것들이 예수님 안에서 노아들 때 비로소 그리스도의 향기로 바뀐다는 것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고통과 좌절의 순간을 맛보게 됩니다. 때로는 너무도 길고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터널 속에 갇힌 것 같은 시기를 인내해야 합니다. 이렇게 어두움 한가운데 서 있을 때에 당사자는 좀처럼 아침이 밝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새벽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은 위로의 말이기도 하지만 가장 절망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과연 내 인생에도 적용이 되는 말일까. 정말 내게도 밝은 아침이 오는 것일까. 내 밤은 여전히 계속되고 이러다 아침이 오기 전에 모든 것이 끝나 버리는 건 아닐까. 정말 하나님은 나의 이 고난을 끝내고 약속을 성취하길 원하시는 것일까. 수많은 의심과 두려움의 질문들이 뒤섞여 겨우 붙들고 있는 믿음마저 흔들어 놓곤 합니다.

『다행이다, 아침이 온다』를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참 많이 물어보았습니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진정한 위로를 필요로 했던 것인지, 희망을 얻고 격려를 받고 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어떠한 해답을 발견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그러다 겨우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외부로부터 얻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주신 것에서부터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 말입니다.


김해영 선교사님의 글은 마치 투명한 반사 거울처럼 제 자신의 어두운 부분에 가려진 수많은 원망과 불평과 분노의 찌꺼기들을 여실히 드러나게 만들었습니다. 책은 저자를 닮아 아주 차분하고 담담한 어조로 그녀가 경험했던 이야기와 그 안에서 발견한 영적 교훈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게는 구절구절이 매서운 회초리 같이 느껴졌습니다. 뭔가 단단히 제 믿음에 브레이크가 걸려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나름대로 많은 시간 훈련과 고난의 시간을 통과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왜 내 마음은 아직도 선교사님이 닿은 이 겸손하고 아름다운 마음에까지 이르지 못하는 것일까 안타까운 심정이었습니다. 이 마음에 이르기까지 선교사님은 14년이란 시간의 대가를 치렀다는 구절에서는 덜컥 겁이 나기도 했습니다. 도대체 나는 언제 즈음 이런 마음에 이르고, 또 이 어두운 고난은 끝이 날 수 있을까. 마음이 참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필수 코스 4고는 고생과 고통과 고난과 고독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4가지 다 옆에도 가고 싶지 않은 존재들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인생에서 이 4고는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며 멀찍이 떨어져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책의 막바지에 왔을 때, 선교사님이 쓰신 구절에 뒤통수를 세게 맞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누군가 선교사님께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의 기준을 물어본 구절에서였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 선택을 함으로 내가 더 큰 고생이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 사람들이 보기에 별로인 것, 그것을 선택함으로써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되는 것을 선택합니다. p.258」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과연 나는 그럴 수 있을까. 앞으로는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예수님의 십자가로 이어졌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그러한 선택을 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라면 마땅히 선택해야 할 덕목들이 분명합니다. 주님을 따르는 자들은 자기 십자기를 지고 따라오라 하셨습니다. 십자가는 달콤하지 않습니다. 십자가는 이득을 보는 게 아닙니다. 십자가는 손쉽고 편안하지 않습니다. 
30년이 넘도록 예수님을 구주로 시인하고 믿어왔지만 세상적 가치판단과 성공에 대한 갈망이 제 안에 뿌리 깊게 박혀 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언제나 선택은 성경적 기준이 아니라 세상의 기준이었습니다. 손해 보고 지면 바보이고 패배자이며, 그리스도인 역시 스펙을 쌓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 성공을 해야 하나님의 영광을 돌릴 수 있다는 성공주의적 생각이 저를 지배해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제 자신의 주인은 저였고, 모든 선택의 기준 역시 저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다행이다, 아침이 온다』를 읽으며, 제 자신을 성경에 비추어서 철저하게 재점검해 보아야겠다는 결단을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제 믿음을 가감 없이 맞닥뜨려 보고 싶어졌습니다. 계속 힘들다는 핑계로 회피해 왔고, 그저 고난이 싫어서 도망쳐 왔던 지난날들을 돌아보며 더 이상 이 악순환을 반복하지 않도록 정직하게 주님 앞에 나아가야겠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진정 제게 원하시는 길이 무엇인지 겸손히 여쭤봐야겠습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이런 구절이 있었습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그 무엇이라고 해도 지금입니다. p.261」

오늘을 살고 있다는 것. 우연히 아니라 하나님의 철저한 계획안에서 이 순간에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이 믿음을 부여잡을 수 있는 귀한 이유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분명, 이 어두운 시절들이 밝은 아침이 왔을 때 그 아침의 밝은 햇살보다 더욱 귀하게 빛날 것이라고 믿어야겠습니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너무도 감사하지 못하고 살았던 저의 오늘을 더욱 감사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해발 1,300m의 고지대 아프리카 보츠나와의 굿 호프 마을에서 14년을 살았던 김해영 선교사님의 여정은 수많은 그리스도인에게 보내는 주님의 편지 같습니다.

산과 언덕 하나 없는 황량한 사막과 광야, 칼라하리 사막의 바람이 불어오던 척박한 땅에서 김해영 선교사님이 보고 듣고 느끼고 사랑하고 내어주었던 자신은 인생의 고비마다 하나님 안에서 그 고난을 감당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수많은 이들에게 전해줄 것입니다. 더 많은 이들이 이 책을 만날 수 있기를, 특별히 청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귀한 서적입니다.

선교사님께 그러했듯, 수많은 이들의 마음의 키가 자랄 수 있도록, 그 바람이 지나가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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