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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 Mana 1 - 신들린 시온의 퇴마 일기
이빈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문지방을 밟아본 적 있는가? 한밤중에 손톱, 발톱을 깎고 아무렇게나 버려둔 적은? 방구석에
굴러다니는 손톱과 발톱을 쥐가 먹고 그 사람에게 해코지한다거나 문을 지날 때 문지방을 밟으면
귀신이 깃든다는 이야기는 일곱살 짜리 아이도 알고있을 우리의 미신 중 하나이다. 발을 떨면 복이
나간다, 손이 없는 날에 이사해야 재수가 좋다같은 미신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어느 누구도 이런 이야기들이 어디서 왔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아니,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게
더 정확할까? 심지어 쓸데없는 믿음이라고 치부되고 있는 요즘 시대에 당신은 이런 미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 있는가??
20살의 어린 나이에 데뷔해 <포스트모더니즘 시티>,<Girls>,<안녕?! 자두야!!> 등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만화가 이빈이 한 남자의 아내,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된 뒤 다시 만화계로
컴백했다는 소식에 여러독자들은 기뻐해마지않았다. 소녀적 감성이 물씬 풍기던 작품들을 그리던
그녀가 대한민국의 한 어머니가 되어 그려낸 <MANA(마나- 초자연, 초현실의 우주에너지, 이해할
수 없는 힘의 관념)>는 만화에 대한 그녀의 시선이 바뀌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녀의 새 작품
<MANA> 中 '원룸의 우렁각시'는 옛부터 전해내려오는 우렁각시 이야기를 현대적 감성으로 엮은
에피소드다. 이 이야기에는 패스트푸드와 외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컴퓨터 게임에만 열중하는
대학생 아들과 그런 아들이 행여 밥이나 굶을세라 밤낮으로 노심초사하는 어머니가 등장하는데,
늘 밥타령만 해대는 어머니가 귀찮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 요즘 아이들 그대로의 모습인 대학생
원준에게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과 그를 풀어나가는 시온에게서 이 에피소드는 끝이 난다. 제목
에서부터 느껴지듯이 일반인에게는 잘 느껴지지않는 기이한 영력과 혼, 귀신들의 세계를 다룬
본격 퇴마물인 이 작품은 작가 이빈만의 한층 깊어진 묘사력과 신선함으로 UP된 그림체만으로도
읽어볼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거기다 소심한 소녀에서 락커귀신 미로를 만나 전생의 모습에 눈을
뜬 시온의 화려한 모습도 재미를 더한다. 앞으로 하고싶은 이야기가 아직 많이 남아있기에 오래도록
만화를 하고 싶다는 그녀, 이빈. 그녀의 그런 소소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궁금하다면 이번 작품
<MANA>의 신들린 여주인공 시온에게 물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