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강도영 1
정이원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보충학습을 땡땡이치고 친구들과 놀러가기, 중간고사 전날 밤 피터지게 벼락치기 해 보기,

수련회 마지막 날 촛불 켜 놓고 실컷 울어보기-.  이 모두 꿈 많은 학창시절에만 겪을 수

있는 것들이다. 현실은 입시에 찌들어 책과 씨름할 수밖에 없는 우리지만, 흰 와이셔츠에

넥타이 차림을 한 소년과 하늘하늘한 세일러복을 입은 소녀의 수줍은 만남은 학창시절만의

영원한 환상이다.

 

 정이원 작가의 첫 연재작 <전설의 강도영>은 작가 특유의 개성있는 그림체에 바로 이러한

요소들을 잘 버무린 이른바 학원 로맨스물. 학교 짱의 자리를 노리며 핑크 레이디파의 번성을

을 꿈꾸는 꽃다운 열여덟 살의 나미래. 하지만 그녀의 원대한(?) 계획에 차질을 •굅?만든

장본인이 있었으니. 남자는 강한 여자에게 끌린다고 했던가, 폭력서클의 두목인 그녀에게

첫눈에 반했다며 애정공세를 아끼지 않는 당돌한 후배 강도영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범상치 않은 제목에서부터 그의 측근들이 말하는 무성한 소문들과 증언, 작가가 중간중간에

그려넣은 비범한 활약상까지, 좌우지간 평범한 인물이 아닌 것만은 확실한 셈. 이렇게

요란뻑적지근한 캐릭터들과는 달리 이야기의 흐름은 비교적 안정적인 편인데, 데뷔 이후

6년동안이나 실력을 갈고 닦아 온 신인 아닌 신인작가의 솜씨랄까. 거기다 패션디자이너인

어머니와 유명사진작가 아버지를 둔 남부럽지 않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게 솔직하지 못한 채

방황하는 미래의 모습에서 가족과 10대들에 대한 작가의 세심한 눈초리도 엿 볼 수 있다.

 

 이 작품을 연재하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렸던 정이원 작가이니만큼, 이 작품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아 보인다. 코믹하고 액션적인 학원물과 순정적이고 낭만적인

로맨스물, 그리고 따뜻함이 살아있는 감동적인 드라마물 이 세 가지 장르를 모아 그 만의

독특한 만화세계를 구축하려는 정이원 작가의 포부를 <전설의 강도영>에서 당신도

느껴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