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역시 처음부터 바퀴벌레를 아꼈던 것은 아니었다. 류요 자연관찰공원에서 일하면서 동료가 키우는 바퀴벌레에게 밥을 주면서 인식이 크게 바뀌었던 것이다.
p.64 나는 넋을 놓고 지켜보았다. 먹바퀴는 영리하게 장애물을 뛰어 넘더니 어느새 젤리에 도달해 일사불란하게 먹게 시작했다. 그 모습 사료를 기다리던 강아지나 고양이와 다를 게 없었다. 아니, 바퀴벌레가 조금 더 귀여웠다.
아이가 사슴벌레를 키우자고 해서 어쩔수없이 키우며 곤충젤리를 줬던 기억이 났다. 나도 내가 준 먹이를 먹는 모습에 안도감과 책임감 같은 것을 느꼈던 감정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