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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한 레스토랑 1 - 정원사의 선물
김민정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9월
평점 :

오랫만에 가벼운 마음으로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는 책을 만났다. <기괴한 레스토랑> 지은이 소개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나니아 연대기> 등의 판타지물을 좋아한다고 적혀있었는데 스토리가 시작되자 정말 이 많은 이야기들을 책 한 권에서 만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일본 작가인가 싶어 다시 지은이 김민정을 확인했을 정도로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만나볼 수 있던 재미있는 설정과 등장인물들로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책 시작을 어려워하는 이들에게 이보다 좋은 책이 없을 것 같았다.

도시로 이사가던 시아는 고양이를 따라 가다 아름드리나무 뿌리 사이에 있는 커다란 굴을 발견한다. 고양이는 그 굴속으로 들어간다. 시아는 그곳으로 따라 들어가게 된다.
p.14
어리석게도 그 당시 그녀가 한 가지 잊고 있는 사실이 있었다.
'앨리스는 그 굴속에 들어간 것을 결국 후회했지.'
그곳은 요괴들의 레스토랑, 요괴들의 섬이었다. 시아를 그곳으로 데려온 이유는 바로 '인간의 심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해돈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이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시아는 요괴의 음식을 먹으면 심장이 썩게 된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해돈과 협상을 한다. 다른 치료 방법을 찾아 줄테니 자신의 심장을 먹지 말라고. 그렇지 않으면 요괴의 음식을 먹어 심장을 썩게 만들겠다고 말이다.
아이의 협상은 먹혔고, 대신 만만치 않은 해돈은 요괴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그 방법을 찾으라고 한다.
p.41
"당신은 주어진 한 달 동안 식당 일을 도우며 치료 방법을 알아내야 합니다. 만약 치료 방법을 알아낸다는 핑계로 식당 일을 조금이라도 소홀히 한다면, 당신은 바로 해돈 님께 당신의 심장을 받쳐야 합니다. "

시아를 통해 독자들은 요괴 세상의 이모저모를 살펴볼 수 있다. 여러 등장인물이 등장하는데 눈이 가는 인물은 '하츠'였다. 시아의 위기탈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인물이기도 하다.
p.265
"네가 이런 상황이어도 누군가를 죽이지 말라고 말할 수 있겠어?"
(생략)
"네가 나와 같은 삶을 살았다면 과연 다른 선택을 했을 것 같아?"
정의에 대해 시아와 설전을 벌이기도 한다.

둘의 대화를 들으면서 '편견'에 대해서 다른 각도로 보게 되기도 했다. 내가 가진 기준이나 영역에서의 일은 어떤 일이든 이유가 합당하고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이들의 영역은 '내로남불'이라는 잣대로 폄하하지는 않았는가 하고 말이다.

이야기 전개도 빠르고 개성있는 인물들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시작하면 쑥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듯 머릿속에서 그림들이 그려지는 즐거움도 있다. 2편이 기대되는 기괴한 레스토랑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