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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요괴 도감
고성배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5월
평점 :
책 제목과 표지를 보자마자 호기심이 마구마구 일어났다. 어린 시절 이불을 뒤집어 쓰고 보던 구미호도 생각나고 요즘 한 번씩 아이랑 보는 신비아파트도 생각나고.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하던 요괴들도 생각나고. 이렇게 표지와 제목만으로 많은 영감을 주는 책이 또 있을까? 싶어서 얼른 읽어보기 시작했다.

앞머리의 작가의 이야기가 참 흥미롭다.
p. 4
고서에 등장하는 요괴는 실제로 존재했을까? 고서를 읽다 보면 요괴의 생김새, 성격, 계보, 냄새까지 너무나 구체적이고 섬세하게 묘사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요괴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정리할수록 이런 생물이 과거에는 실제로 존재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오리너구리를 예로들어서 그냥 듣기만 했다면 그런 상식밖의 존재가 어디있냐고 하겠지만 실제로 있지 않은가, 그러니 어쩌면 요괴도 상식 밖의 모습들이지만 실재했던 존재일 수도 있다고 믿는다고 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옛이야기들이 훨씬 재미있고 생동감있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양 요괴 도감인 만큼 한국, 중국, 일본, 다른 아시아 국가의 요괴들을 소개하는데 같은 존재를 나라별로 다르게 표현하기도 하고, 전달되는 과정에서 변형되는 점도 흥미로웠다. 또 각 나라마다 요괴의 특수성도 존재한다고 한다.

p.6
중국의 경우 호랑이, 뱀 등의 모습을 기반으로 한 요괴가 많다. (생략) 일본의 경우 요괴보다 혼이나 약한 기운으로 이루워진 귀물이 많다. (생략) 인도와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경우 신화를 중심으로 괴물과 귀물이 분포돼 있으며,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우는 인간이었다가 귀물로 변한 사례가 많아 보였다.
목차만 보아도 동양만 조사했는데도 이렇게 많은 요괴가 있었나 싶어서 감탄이 절로 나온다. 가네샤, 갓파 구미호, 유키온나 등은 살짝 익숙하다보니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밤에 이 책을 열기엔 다소 괴기스러운 요괴들이 많아서 놀라기 일쑤였다. 이 리뷰에서도 심장이 약한 분이 있을까 하여 내 나름의 심의를 거쳐 좀 보기 순한 요괴들의 사진들만 올려 본다.

책은 각 요괴의 한국식 이름과 원래 그 요괴를 표기하는 한자나 일어 등이 타이틀이 먼저 나온다. 그리고 그 요괴의 생김새, 특징들, 그리고 다른 나라의 요괴와의 비교가 나온다. 이에 더해 출몰지역, 시기, 기록문헌, 특징을 표로 알려준다. 거기에 구전 및 문헌 내용도 소개해 주어 옛사람들은 이 요괴를 어떻게 여겼는지도 알게 해 준다.
봉황의 경우 한국, 중국, 일본에 다 있는데 이는 한 마리의 괴물을 지칭하는 말은 아니며 '봉'과 '황'이 각각 수컷과 암컷을 일컫는다고 한다. 다섯가지 광채가 나는 무늬가 있고, 무늬는 덕, 의, 예, 인, 신을 상징한다고 한다. 노래도 잘하고 길들여지지 않는 존재라는 설명이 나온다. 그리고 이는 <산해경>에 나오고 있으며 <박물지>에는 나라가 평화로우면 기린과 봉황이 자주 보인다고 적혀있다는 설명이 잇다.

이처럼 상상 속의 존재라 여겼던 것을 문헌 조사를 통해서 마치 실재한 것처럼 여기게 해주고, 그 모습도 그림으로 보여줘서 흥미로웠다. 다양한 콘텐츠가 힘인 시대인만큼 이 책으로 영감을 얻어 새로운 캐릭터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사람들이 생기지 않을까 한다. 많은 자극을 준 책 <동양요괴도감>이었다.

<출판사의 제공으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