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 - 정확하고 설득력 있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서울대 글쓰기 특강'
박주용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p.012

 

내가 꼭 써야 하는 책이 아님에도 쓴 이유는 다음 세대에 대한 미안함과 책임감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하는데도 다음 세대에게 잘못한 일들이 많이 떠오르고 더 나은 공동체가 아니라 고립되고 팍팍한 삶을 물려주는 것 같다. (생략)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생각을 갖고 살아가며, 그 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의 박주용 교수님. 2010년대 초반부터 서울대에서 글쓰기와 토론을 중심으로 한 수업을 해왔다. '글쓰기'를 강조하는 수업을 하는 동안 많은 글쓰기 책들이 작문 중심에 수사학적 권고를 담고 있어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논리 정연한 글로 풀어내는 데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 만들어 낸 결과물이 이 책이라고 한다.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그 생각을 말로, 글로 표현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가 더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만들었다는 책. 이 시대의 너무나 좋은 어른의 모습인 것 같아서 프롤로그를 읽으며 감동을 받았다.


1. 글쓰기 습관을 위한 몇 가지 조언


p.035

우리도 글을 잘 쓰려면 글쓰기에 대해 '성장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실제로 글쓰기 태도 검사에서 글쓰기 능력이 타고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일 수록 글쓰기 능력을 발전시키지 못했다. 글을 쓰려는 동기와 글쓰기에 대한 태도는 글쓰기 습관을 형성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나 역시 글을 잘 썼으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은 하지만, 습관을 형성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 이 파트를 읽으며 깨다는 점이 많았다. 요즘은 읽은 책에 대한 리뷰를 쓰려고 하고 있어서 그나마 글을 1주일에 한 번 정도는 쓰는 편인데 여전히 글은 타고 난다는 생각에 내가 쓴 글에 자신이 없을 때가 많았다. 저자느 타고난 것 보다는 글쓰기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습관이 형성되면 기록을 위한 글쓰기를 넘어 생각을 위한 글쓰기가 된다고 한다.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못 쓰는 것이 아니라 쓰지 않아 생각이 떠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글쓰기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저자의 조언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pp.036~040

첫째,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글쓰기를 반복한다. 처음에는 단편적인 생각을 나열하는 데서 시작할 수 있다. 20분 혹은 30분을 정해놓고 그 시간 동안에는 자료를 찾아보거나 다른 활동을 삼가면서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아무렇게나 적어 내려가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둘째, 한 번에 많이 쓰는 대신 가능하면 매일 같은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쓴다. (생략) 결국 꾸준히 쓰는 사람이 잘 쓰게 된다.

 

셋째, 주장이 담긴 논리적 글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쓸 때 성과가 좋다.

 

넷째, 자신의 생각이 담긴 글을 잘 쓰려면, 객관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텍스트보다는 글쓴이의 주장이 담겨 있는 글을 읽은 다음 그 주장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보는 것이 좋다.

 

다섯째, 자신이 쓰는 글의 내용을 누군가에게 말해보는 것이다. 그 목적은 자기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얻기 위해서이다.

 

여섯째, 누군가가 자신이 쓴 글에 대해피드백을 요청하면 그 요청을 최대한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생략) 읽어달라고 남에게 부탁하는 만큼 기꺼이 남의 글을 읽고 피드백을 주도록 노력하자.

 

일단, 꾸준히 쓸 것 규칙을 정해 놓을 것, 주장이 담긴 글을 읽고 쓸 것, 또 다른 사람들과 글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 받을 것이 포인트이다. 지금까지 막연하게 글을 쓰겠다고 다짐만 했는데, 글을 잘 쓰는 '기본적인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2. 얼마나 읽어야 쓸 수 있을까?


여전히 나의 독서 목표는 1년에 100권 읽기이다. 100권 200권.. 그보다 더 읽어야 글을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커서이다. 유시민 작가가 책에서 이처럼 몇 권을 읽겠다고 목표를 잡는 것만큼 의미없는 일이 없다고 했는데, 여전히 나의 목표는 다독인 상황이다. 그래서 '얼마나 읽어야 쓸 수 있을까?'파트가 흥미로웠다.

p.079


나는 수업을 위한 자료를 미리 배포한 뒤 별도의 추가 자료를 참고하지 않고 그 자료만을 이용하여 글을 쓰도록 권장한다. 다른 자료를 더 찾아보는 것이 나빠서가 아니다. 스스로 생각하면서 글을 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다른 자료를 참고하다 보면 스스로 생각하고 쓸 기회를 포기하고 다른 이의 생각을 옮겨 쓰는 데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 역시 나의 글을 쓰기 보다는 서평을 많이 쓰는데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 보다 책 이야기, 저자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안전한 기분이 들고, 쉬워서인 듯 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뜨끔하는 부분이 많았다. 많이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주관을 가지고 제대로 읽고 그 내용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또한 읽은 자료들을 내가 꺼내 쓸 수 있도록 정리해야겠다는 다짐도 해 보았다.

p. 080

내 경우 연구와 관련된 자료들을 주로 컴퓨터 폴더를 이용하여 정리한다. PDF 형식의 논문 파일은 물론 책, 문서 자료를 요약한 파일을 주제별로 묶어서 보관한다. 한 폴더 내에 요약 파일이 7개 이상이 되면 좀 더 세분화된 폴더를 만든다. (생략)


정해놓은 시간 내에 읽고 주장을 만들어내는 연습을 해야한다. (생략)

 

앞으로도 계속 강조하겠지만 글쓰기에서 시간 배분과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쓸 때 시간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기 때문에 마감 시간에 쫓긴다. 이를 예방할 수 있게 빨리 시작하려면 대락적인 시간 배분이 필요하다. 


글을 쓰다 보면 시간이 한 없이 늘어지다가 결국 촉박하게 써서 내 생각을 제대로 표현 못 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 부분이 더 와닿았다. 앞으로는 읽고 쓰는 시간을 잘 관리 해야겠다.

 

3. 글쓰기 트레이닝


이 책의 최고의 장점은 각 파트 뒤에 '글쓰기 트레이닝'이 있다는 점이었다. 글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점검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러다 점차 제시된 글을 읽고 질문에 대한 답을 하고 써보면서 마지막 단계에서는 피드백을 주고 받는 연습을 하게 된다. 교과서에서 한 챕터 뒤에 있던 연습문제처럼 이 책으로 글을 쓰는 요령을 읽고 익힌 후 연습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좋았다.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글쓰기를 중요시했던 만큼 자신의 주장을 잘 드러낼 수 있는 글쓰기 방법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다른 글을 읽고 그 글의 주제와 주장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논증, 반박도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견고히 하고 주장을 펼칠 수 있도록 한다. 그래서 논문을 써야하거나 토론에 대비해야 하는 이들에게 정말 유용한 책이 될 것 같다. 그리고 학술지나 논문을 읽을 때 어떤 식으로 읽어 나가야 하는지도 배울 수 있었다. 요즘 토의 토론 수업이 강조되고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인 만큼 이 책으로 연습을 하면 든든할 것 같다.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키우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잘 쓸 수 있도록 돕는 책 <생각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