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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울리면 자리에 앉는다 - 100일 동안 100억 원씩 챙긴 세 남자의 전설적인 이야기
이동재 지음 / 창해 / 2021년 12월
평점 :
독자는 읽을 만한 작품이 없다하고, 작가나 출판사는 독자들이 책을 외면한다는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양측 모두 일리 있는 얘기다. 일찍이 스위스의 언어학자 소쉬르는 "언어는 사회상의 반영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언어의 총아인 소설은 그 시대상의 반영한다고 하겠다.
내가 최근에 읽은 이동재의 장편소설 <종이 울리면 자리에 앉는다>라는 작품은 이 시대의 부동산 광풍 세태를 잘 그린 작품이었다.
'100일 동안 100억 원씩 챙긴 세 남자의 이야기'
'두 명의 루저와 한 명의 아웃사이드가 벌이는 이 사회에 대한 통쾌한 복수극!'
'니체처럼 살다가 장자(莊子)처럼 죽음을 맞이한 한 사나이의 이야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곧 돈이 자유요, 정의요, 진리다'라는 이 세태에, 주눅 들지 않고 살아가려면 100억쯤은 있어야 할 것 같아 이 소설을 썼다."
잠시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본다.
금강 유역의 별 볼일 없는 땅에 세종시가 들어서면서 임야와 전답이었던 땅이 대지로 전환되면서 많은 건설 회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땅이라 했다. 현재 공시지가만 해도 800억 원 이상이고 시가는 일천억 원가량 되는데 지주가 미국에 있는 연고로 아직 나대지로 남아 있다고 했다.
"몇 달 전에 600억 정도의 여유지금이 있으니 아파트 부지를 구입해달라는 오더를 받았어요." … 그 돈의 정체가 무엇이냐고 진우가 묻자 영준은 자신도 모르겠다고 했다. 추측컨대 군부 독재 정권 때 몰래 빼돌린 정치자금이거나, 어떤 재벌가에서 몰래 조성한 비자금 일부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리하여 이 토지를 세 명의 토지사기단이 작당하여 100일 동안 작전을 벌여 100억 원씩 꿀컥했다. 하지만 주범 박영준은 죽음을 앞두고 강원도 산중으로 잠적했다. 그를 애써 찾아온 종범 서정식과 주고받는 말이다.
"형님 매장을 원하십니까? 화장을 원하십니까?"
"나는 장례식도 거부하겠네. 그냥 아무도 모르게 하늘로 솟을 작정이네."
"그건 말이 안 되는 소리예요."
"아니야. 그냥 내버려 두게. 이 지구가 나의 무덤 자리이고 해와 달과 별이 내 곁을 지켜주는 동반자일세. 독수리나 까마귀가 내 육신을 쪼아 먹고 쥐나 개미가 뼈를 갉아 먹도록 내버려 두게. 인류가 오래 전에 잃어버린 자연의 섭리를 따르고 싶네." - 본문 462쪽
작가는 말하고 있다.
"인간에게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 닥치더라도 꿈을 꾸는 능력이 남아 있는 한, 인생은 한번 살아볼 가치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