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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국방군 제7기갑여단사
한종수 지음 / 길찾기 / 2023년 5월
평점 :
이스라엘 국방군(이하 IDF)는 건국전쟁이자 그 연속전쟁이라 할수있는 5차례에 걸친 중동전쟁을 통하여 전설이 되었다.
IDF가 보여준 군사적 독창성과 임기응변 능력, 특히 전차로 대표되는 육군의 놀라운 진격속도는 과거 2차대전 당시 독일군의 명성과도 비견될법한 놀라운 업적이란 점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심지어 머나먼 한반도의 기갑에서도 이스라엘군 특유의 쐐기형 전차심볼을 발견할수 있을정도로 이후 서방세계 전반에 걸쳐 기갑전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으니 말이다.
이 책은 그러한 IDF중에서도 가장 유명한(소위 말하는 네임드)제 7기갑여단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스라엘의 건국과정에서 패망한 나치독일의 무기와, 그 전술학이 미친 막대한 영향에 대해 언급하며 동시에 당시 아랍연맹국들에 영향을 준 영국의 무기 및 전술을 대비되는 관점으로 보여준다. 이런 관점은 초기 이스라엘의 생존이 불가능해보이던 중동전쟁에서 IDF가 이상하리 만큼 선전한 부분에 좋은 근거라고 생각한다. 창군과정에서 나치독일과 땔수없는 연관성을 가진 7기갑여단이지만, 불행히도 이후 전역에서도 많은 부분에서 인명경시(심지어는 사막에 물없이 포로 집단 유기등)모습을 보여준다. 여러모로 그 모태라 할수 있는 독일국방군을 연상시키는 부분이라 참으로 아이러니함을 감출수 없다. 인류 최대의 비극의 피해자가 그 피해를 타 민족에게 똑같이 실행하고 있다니, '우리가 심연을 들여다볼때 심연도 우리를 들여다본다'라는 괴태의 말은 이런경우를 내다본걸지도 모르겠다.
일부 밀리터리 매니아층을 제외하면 사실 한국에서 IDF의 인지도는 매우 낮다. 간혹 미사일등의 첨단 무기분야에서 '이스라엘 XX사와 협력을 통하여 도입'정도로 알려질뿐 기타 분야에서는 이렇다할 접점이 없는 탓이 크다고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골란고원의 영웅들' 이후로 또 다른 IDF관련서적이 출간되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의의를 높게 사고 싶다. 이스라엘이 처한 지정학적 위기는 한반도와도 분명 유사한 측면이 있고, 우리가 나아가는 고슴도치 전략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무래도 잘 알려지지 않은 IDF의 메이저부대를 다루다보니 필연적으로 배경설명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책의 부연설명은 다소 지나친감이 있다. 250여 페이지 남짓한 분량에서 1/5이상은 이스라엘의 건국과정과 그 배경설명에 할당했으며, 해당 부대사에 집중했다기 보다는 말 그대로 중동전쟁 전역을 다루는 과정에서 7기갑여단의 행보를 조명하는 느낌이 강하다. 또한 이러한 두 시각이 공존하다 보니 관점을 전환함에 있어서 독자에게 다소 혼란을 줄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 거시적으로 국제분쟁에 대해 논의하다가 갑자기 미시적으로 일개 여단의 진로로 돌아가는 느낌이랄까? 워게임류를 즐기는 독자들에게는 오히려 좋은 서술법일지도 모르겠지만 일반 독자를 감안한다면 다소 어지럼증을 유발할수 있을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