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일의 모든 것 문학과지성 시인선 385
이기성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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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은 풍요로운가? 과연 풍요롭기만 한가? 불안한데도 가을이니까 부러 말짱한 척하지는 않는가? 이기성의 이 시집은 우리에게 타일을 살짝 들춰보라고, 가면을 한번 벗어보라고 꾄다. 그렇다. 우리는 풍요로우면서도 뭔가 불안한 것이다. 황금빛 논 앞에 서서 온몸으로 바람을 맞고 있어도 어떤 사단이 날 것 같은 것이다. 어떤 순간은 너무 완벽해서 결국 와장창 깨져버리지 않던가. 그러나 어떻게든 이 불안함을 껴안고 가려면, 불안의 색깔을 하나씩 배워가기 위해서는, 의지할 무언가가 필요하다. 이 시집은 바로 그런 시집이다. 갈피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설 수 있게 만들어주는 책. 깊이를 종잡을 수 없는 저수지에 발을 밀어 넣는 심정과 그 저수지가 품고 있는 꿍꿍이를 파헤치기 위해 요리조리 눈알 굴리는 심정이 공존하는 책. 이 책을 다 읽으면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을 할지도 모른다. 우리의 아침은 충분히 어둡습니다만, 밤에는 어쩌면 밝아질 수도 있잖아요. 희망이 됐든 뭐가 됐든 솟아오를 수 있잖아요, 불쑥. 그렇게 우리는 용감해지고 천연덕스러워진다. 곧 들이닥칠 서슬 퍼런 겨울 앞에서, 함께 흥미진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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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 되다 민음의 시 175
이재훈 지음 / 민음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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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대처하는 의연한 방식. 읽을수록 편편이 다 미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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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 - 어느 젊은 시인의 야구 관람기
서효인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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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보며 자란 청년의 '고투'가 담긴 책. 슬픈 일이 닥쳤을 때조차 껄껄 웃고 넘어가는 호탕함과 능글맞음이, 이 책에는 있다. 밝고 뜨겁고 유쾌하다. 우리 세대를 위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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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단어 문학과지성 시인선 393
유희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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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집을 읽으면 그런 기분이 든다. 현란하게 꾸며놓은 아케이드를 거닐다가 기왓장 하나를 발견한 것 같은 기분. 그런데 이 기왓장은 그저 단정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기왓장에는 아라베스크 문양이 보일 듯 말 듯 새겨져 있고, 곳곳에는 누군가가 밤새 흘린 눈물이 얼룩져 있다. 코를 갖다 대면 짭조름한 냄새가 난다. 그러므로 우리가 자라면서 어쩔 수 없이 지워버린 어떤 희미한 낌새가, 이 시집에는 있다. 한껏 멋을 부리지 않아도 멋쟁이가 되는 법을 터득한 자만이 할 수 있는 말들이, 이 시집에 있다. “오늘”과 “아침”과 “단어”가 마침내 ‘소년’과 사자대면을 했을 때, 이 네 개(명)의 개별자들은 한없이 근사하고 눈부셔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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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스런 입맞춤 (일반판) 문학동네 시인선 7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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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책상” 위에는 “이데아도 질료도” 없었다. 그러나 거기에는 거짓말처럼 詩가 있었다. 그녀는 거짓말 같은 세상에 더 근사한 거짓말을 하기 위해 입을 벌린다. “구원”을 하는 것도, 받는 것도 요원하기만 한 이 세상에서, 그녀가 떠올리는 건 “하필, 사랑”이다. 그 사랑은 ‘질료’가 되었다가 마침내 ‘이데아’가 된다. 근대인은 고투할 것을 알면서도 그곳에 어쩔 수 없이 발을 들인다. 상처받을 걸 잘 알면서도 사랑하는 걸 그만둘 수 없는 것이다. 그 아픔을 받아 적는 그녀의 말은 폐부를 찌른다. 에너지(energy)는 미덥고 시너지(synergy)는 매서운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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