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야겠죠. 선한 마음에는 아무 힘이 없다고, 그건 아주 작고 연약한 거라서, 어떤 무서운 일도 일어나게 할 힘이 없다고요. 그래서 우리가 지켜줘야 하는 거라고요."
"그치만 이별에서도 배울 점은 좀 있는 거 같아."
"엄마의 엄마에게 업힌 어린 엄마, 다시 동생을 업은 국민학생의 엄마, 다시 나를 업은 이십대의 엄마…… 엄마는 늘 누군가를 업거나 누군가에게 업힌 채였다."
"‘고백’이 가슴속에 있다. 있는지도 모르는 데 있다. 가슴속에 있는 그것은 말일까? 아니면 외침일까? 불붙은 채 꺼지지 않는 눈물의 원석일까? 그 덩어리가 울화를 만든다. 어혈이 뭉친다."
"혼자 잠을 자고,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영화를 보러 가는 그녀를 친구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외롭지 않느냐고 조심스레 묻는다. 그녀는 친구의 질문을 곱씹는다. 외로운지 그렇지 않은지. 그러곤 대답한다. 외롭다고. 외롭지만 참 좋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