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SOMEBODY 러브 섬바디
C. R. 로섹 지음, 김수민 옮김 / 폭스코너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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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인 표지 그림이 감성을 자극하는, 그리고 참 오랜만에 완독해보는 청춘 로맨스 소설이다. 살다 보니 어느 틈엔가 로맨스 청춘이나 연애, 로맨스 같은 단어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랬는데, 그렇게 딱 믿고 살았는데...

매사 자신만만한 샘은 훤칠한 자신의 전 남친 크리스천이 첫눈에 반한 미스터리한 소녀가 로스라는 사실에 실망한다. 로스는 샘이 연출한 연극을 혹평한, 학교에서 가장 똑똑한 철벽녀였으니까. 샘은 이때다 싶어 복수-자신의 연극을 우습게 본 로스를 사랑에 빠지게 해 더할 나위 없이 평범한 여자로 만들어버리는 것-를 계획하는데...

계획대로 흘러가는 사랑이란 게 이 세상에 과연 존재하기는 할까. 지금도 잘 모르지만 청춘 시절엔 더 알기가 어려울 듯하다. 사랑이나 감정은 끓는 점이 일정하지 않다는 걸 말이다. 비점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으니 이슈도 많고 애틋한 지점도 구석구석 많겠지.

그 과정을 카메라 무빙처럼 감각적으로 풀어낸 소설이 바로 <러브섬바디>다. 타인의 사랑을 이어주며 자신이 사랑에 빠진다는 건 다소 흔한 플롯이지만 그 과정을 이토록 자연스러우면서도 두근거리게 쓴 소설은 흔치 않을 것 같다. 

게다가 게이 부모와 대리모 출산, 부모와의 크고 작은 갈등, 꿈과 현실 사이에서의 청춘다운 갈등, 사랑이 또 다른 사랑으로 채워지는 신기한 경험, 미래에 대한 불안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에피소드도 이 책을 덮지 못하게 한다. 

번역된 소설을 읽으면 문장이 부자연스러워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도 많은데 이 소설은 문장이 참 매끄럽고 좋았다. 오자도 없었다. 언젠가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질 날을 기대해본다. 내가 한 줄 한 줄 읽으며 떠올렸던 그 장면이 어떻게 영상으로 바뀌어 나올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샘의 역할로는 엠마 왓슨이 잘 어울릴 것 같은데... 크리스천은 왠지 젊은 시절의 채닝 테이텀이 딱일 것 같고. 그럼 로스는? 찬찬히 재탕하면서 로스의 역할에 어울릴 배우를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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