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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살림 시골 살이 - '똥꽃' 농부의 생태 스케치
전희식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2011년의 날들을 충만한 기쁨안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인류 구원을 위한 정직하고 진실한 삶을 일상으로 살고 계신 스승님과 벗들과의 만남..
영혼을 淨化켜주는 좋은 책과의 만남..은, 제 삶을 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시간인 동시에 저를 다듬을 수 있는 보석과도 같은 기회이지요.
새해 벽두, 저를 키워주는 양 날개 - 스승이자 길벗인 목암 전희식선생의 새로운 책, <땅 살림 시골살이>를 만났으니, 제 기쁨이 얼마나 컸는지...이 글을 읽으시는 벗님들은 짐작하시리라 믿습니다.
이미 <똥꽃>과 <엄마하고 나하고>를 읽고 받은 충격과 감동에 이끌려 전라도 장계 땅을 찾은 지난 봄 이후, 정임엄니와 목암선생님을 몇 번 뵙고 나서, 목암선생님의 내공(!)이, 단순히 글 속에만 머무는 허방다리(앎과 행이 일치하지 않는)가 아니라, '아는 것을 行'하며 '살고 계시는', 투철한 정직함에 제 마음 속 신께 참으로 감사기도 드렸었습니다. 목암선생 흉내내며 살기! -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아니라 목암선생의 삶(모습)의 근원이 되는 그 무언가를 탐색하며 그렇게 살기! 참으로 즐거운 미션입니다~
새해 벽두에 목암선생의 따땃한 새 책 <땅살림 시골살이>를 만났으니요..
귀농 후, 일상의 삶의 모습을 글과 삽화로 스케치 한 구성이 참으로 편안했습니다. 가족 사진 속의 새날(삽화를 그린, 전희식선생의 딸)양의 모습이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것이, 몇 년 전 사진이라 짐작되는데, 자연 속에서 자연을 속속들이 느끼며 살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을 만큼, 삽화가 글의 품격을 높여준 느낌입니다.
자연에서의 삶은 인간만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알게 되었습니다. 충실한 견공 금이와 살아있을 때까지도 우리나라 최고령(아마도)이었을 꼬꼬댁 흰꼬, 태풍에 아랑곳 없이 굳건히 살아 남은 넝쿨손 오이, 호박들....
전희식선생의 생명 있는 존재들(심지어 무생물까지를 넘어서 존재하는 것에 대한)에 대해 지니고 있는 외경심은 무엇하나 허투루 대하지 않는 경건함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존재의 가장 중심에 두는 것은 바로 우리, 인간이지요. 온 힘을 다 해 자식들을 키운 후 어린 애기가 되어 버린 노모와 함께, 소풍과 잔치처럼 살고 있는 즐거운 일상. 온 생을 다 바쳐 키운 자식들도 잘 찾아뵙지 않는 이웃 노인네들에게, 때론 아들이 되고 때론 일꾼이 되기를 기꺼이 자처하며 사는 모습에서 부끄러움과 희망을 봅니다.
인생길에 함께 걸어 갈 스승과 벗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이 책을 읽는 내내, 목암선생의 투박한 손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농부의 정직한 손으로 만든, 똥도 살리고 땅도 살리는 생태화장실도 생각났고, 정임엄니의 "젖 값 내놔!"의 음성도 정겹게 따라 다닙니다.
동지 지낸 후 올 봄 농사 준비를 하시며 서둘러 연장 챙기시는 목암선생께, 이 아침, 동네 어르신께서 삽짝밖에서 큰 소리로 부르시는 소리가 들립니다. " 히시기~~~싸게싸게 거름 넣으러 가장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