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둠이 무섭다고? ㅣ 날개달린 그림책방 46
벵자맹 쇼 그림, 피터 베이거스 글, 김지은 옮김 / 여유당 / 2022년 1월
평점 :
난 어릴 때부터 어둠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어둠이 찾아오는 밤에는 늘 가족들이 있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낮에도 혼자 집을 봐야할 때도 있어
난 스스로 어린 나에게 ‘이런 것쯤이야’ 하며 다독였던 것 같다.
그런데 살다 보니
어둠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아이들도 그렇지만 어른들 중에도 그런 사람이 많았다.
밤에는 어디에도 못 가고,
깜깜한 어둠에 천둥이라도 치면
무서워 거실에도 못 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이건 환갑이 넘은 사촌언니의 이야기다.
요즘 만나는 어린 친구들도
어둠을 무서워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일까?
<어둠이 무섭다고?>라는 제목을 보고는 이 책을
그 친구들과 같이 읽고 싶었다.
표지를 보니
웃음이 나왔다.
어둠의 실체가 분명한 녀석인데
왠지 말을 걸어도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첫 페이지를 넘기자
어둠은 온종일 속옷이 가득한 서랍장 안에 숨어있다는 고백을 한다.
심지어 아이가 속옷을 가지러 오면 오히려 아이가 무섭게 생겼다는 생각을 한다.
책은 담담히
어둠의 입장에서 고백을 한다.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생일케이크의 초조차 무서워 절대 켜지 않는다는 고백까지.
이 대목에서 아이들은 웃지 않을까 셍각해 본다.
어둠도 자신들처럼 평범하다고 느낄 것 같으니까.
그리고 자신을 좋아하는
박쥐나 별들의 이야기까지 풀어놓는다.
어둠이 없으면 아무도 별을 볼 수 없다는 것을
별들이 알고 있어 자신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고 보니 그렇다.
어둠이 짙을수록 별은 더 아름답게 하늘에서 반짝이니까.
어둠이 짙을수록 밝아오는 새벽의 여명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니까.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어둠의 고정관념을
빛과 함께 설명을 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어둠의 좋은 점은, 빛의 나쁜 점은’
이러한 활동을 함께 한다면
아이들도 재미있게 접근해 나갈 것 같다.
벵자맹 쇼의 유쾌한 그림이
어둠을 더 가깝게 느끼게 해 줄 것 같다.
짙은 어둠도 무섭기보다는 오히려 푸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어둠을 무서워했던 친구들도
어둠이 자신을 무서워해서 서랍 속에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안녕’하고 인사를 건넬 수 있을 것 같다.
불도 절대 켜지 말고.
그래야 만날 수 있는 어둠이니까.
어둠으로 오히려 따뜻해지는 그림책
아이들의 잠자리에서 꼭 읽어주면 좋겠다고 추천하고 싶다.
*여유당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글입니다.
어둠이 없으면 아무도 별을 볼 수 없다는 걸 별들은 잘 알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