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스의 개선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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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내가 모리미 도미히코의 작품을 접한것은 아주 오래전 학교 도서관에서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라는 책을 읽으면서였다.

현실과 환상이 절묘하게 뒤섞인 세계를 배경으로 해서 아가씨와 주인공의 연애를 다룬 소설이었는데 굉장히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후에도 '펭귄 하이웨이' , '다다미 넉장 반 시리즈' '유정천 가족'등 국내에 여러 작품들이 소개가 되었고, 일부는 만화책으로 또 일부는 애니메이션화 되어서 여러모로 친숙해진 작가이다.

재밌는 점은 이 작가가 대부분 '교토'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는 건데, 나도 교토에 가본적이 있지만 이 작가의 소설을 읽고 있으면 교토는 어쩐지 다른 세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번에 새로 내 친구의 서재에서 출간된 '셜록 홈스의 개선' 또한 교토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제목에 셜록 홈스라고 하면 추리소설인가? 하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작품은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셜록 홈스에게서 인물들과 배경만 빌려온 모리미 도미히코만이 그려 낼 수 있는 세계 속에서 재 창조된 환상소설에 가깝다.


용을 보면 우리가 익히 아는 셜록 홈스와는 뭔가 다른게 느껴지지않는가

셜록홈스의 개선에서 우리가 만나는 셜록 홈스는, 아서 코난 도일이 창조한 '논리의 귀재' 셜록 홈스와는 조금 다르다. 아니 많이 다르다고 봐야 한다. 모든 것이 뿌연 안개 속에 가려져 있는것같고 왓슨도, 배경이 되는 데라마치 거리와 우리가 익히 아는 베이커가의 이미지도 무언가 다르고 모든것이 불확실한 이미지 속에 갇혀져있는것같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 또한 점점 더 불안정해지는 홈스의 정체성을 따라가며 작가가 보여주는 '진실 보다는 이야기의 구조'와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을 마주하게 된다.

점차 챕터가 진행 될수록 정체성과 허구성, 기억과 자아, 그리고 자아의 분열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국 이 소설은 탐정이라는 존재를 빌려서 기억과 정체성, 현실과 허구, 인간의 인식이라는 철학적인 소재를 유쾌하면서도 깊이있게 탐구하는 소설이다.

첫 도입부를 읽으면서 이거 정말 홈스 이야기 맞나? 싶은데 읽다보면 추리소설에서 볼수있는 논리보다는 감성, 그리고 문제를 맞추는 정답보다는 여운이 남는 소설이랄까.

다만 추리소설을 기대하고 이 책을 읽는다면 아마도 실망할수밖에 없을것이다. 추리소설로 치면 핵심적인 트릭이 약간 반칙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설 본연의 재미와 난해함 속에서 느껴지는 철학적인 화두는 진한 여운을 남겨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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