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 샘과 함께하는 시간을 걷는 인문학
조지욱 지음 / 사계절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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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를 놀러 간 적이 있다. 소형버스로 울릉도를 투어하는 관광상품을 통해 갔는데 자유시간에 "저 길이 걷기 좋아요."라는 말을 듣고 해안산책길로 걸었다. 길이 너무 좋아 그 근처에 둘레길이 있대서 걸었다가 정말 낭패를 보았다. 해안산책길은 길이 넓었고 깔끔하게 조성해은 그야말로 신작로였는데 둘레길은 정말 산길이었다. 폭도 좁았고 돌아가야되나 이 길을 걸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해가 져버렸다. 핸드폰 불빛에 의지해서 걷는데 길 바로 양쪽은 급경사의 언덕이 있었고, 나뭇잎이 축축해서 미끄럽기까지 했다. 어디 119나 관광사에 전화해야 되는거 아니냐고 우리끼리 대화했는데, 전화해도 그 분들도 이 길을 따라 와서 손잡고 이 길을 따라 내려가야 할 거라고 생각하고 길을 따라 내려가니 시작은 저동이었네 끝은 도동이었다.

최근에 올레길, 둘레길, 해파랑길 등 걷기 좋은 길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길을 넓히고 쉴만한 벤치나 편리한 등을 달고 표지판도 달았다. 편리를 위한 길에서 휴식을 위한 길로 길의 의미가 확장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옛날에는 그 길도 어떤 목적이 있는 길이었을 것이다. 내가 조난을 걱정했던 울릉도의 그 둘레길로 저동과 도동을 잇는 길이었을 것이다. 도로를 내고 차가 생기면서 그 길이 잊혀졌을 것이다. 그러다 관광을 위해 다시 살아났을 것이고. 길은 그 이름처럼 수명이 길다. 이 책은 길이 어떻게 생겨나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사례를 통해 얘기해준다. 내가 아는 길도 나오고, 가보고 싶은 길도 나오고, 신기한 길도 나오고, 내용을 이미 아는 길도 나온다. 모든 길이 사연이 있어서 즐겁게 익을 수 있다. 동네에 특이한 이름이 있는 길이 있는데, 그 길에 대해서 찾아보고 싶게 하기도 한다. 그냥 매일 걷는 길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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