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도덕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책으로 한국의 서점가를 휩쓴 마이클 샌델의 바람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한번 「왜 도덕인가?」를 주제로 하여 다시 우리 앞에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어보지 못했지만 왜 도덕인가를 읽고나니 그의 모든 저서를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자본주의 삶속에 살면서 우리의 행동 대부분이 돈과 연결되는 일들을 하고 있다. 이동을 하더라도 '차비'가 들고 인터넷을 하든, 전화를 하든 '요금'을 내야한다. 이러한 삶속에서 우리가 알고는 있었지만 지나쳐야했던 문제들과 누군가는 해결해주리라 생각했던 문제들에 대해서 이제는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때가 된 것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논리를 경제적인 논리에 맞춰서 생각하지는 않았었는지, 돈을 앞세우면 뭐든 해결 가능하리라 생각하지는 않았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크게 세가지 파트로 나뉘어진다. Part 1. 도덕이란 무엇인가? - 공정한 시민사회를 위하여 Part 2. 도덕적 가치의 원류를 찾아서 Part 3. 자유와 공동체를 말하다 - 인간이 자신의 목적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 '자유' 이 파트에서 챕터형식으로 하여 하위 목차들이 여러개 존재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크게 공감한 내용이 있어 그 부분을 살펴보고자 한다. 공공기관이 상업화돼가는 현상 1995년, 캐나다 기마경찰대는 기마경관 이미지를 전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디즈니에게 팔았다. 그리고 디즈니는 그 대가로 연간 250만달러를 지불했다. 이러한 거래에 대해 캐나다 국민들은 캐나다 경찰이 신성한 국가 상징을 미국의 대기업에 돈을 받고 팔았다며 비난하는 일이 있었다. 캐나다는 디즈니와 계약하여 캐나다의 기마경찰대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전세계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남기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것이다. 정부기관은 본래 임무와 마케팅을 가르는 구분선이 모호해지는 경향이 있다. 미국의 체신부 장관 마빈러니언은 "우리는 시장중심의 그리고 고객 친화적인 정부 조직이 되어 국민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라고 말했으나 국민은 국민이지 고객이 아니다. 국민은 공공의 선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것이 정치와 상업의 차이라 할 수 있다. 즉, 애국심과 브랜드 충성도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마케팅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정부기관이 이러한 입장을 가진 사례를 많이 보았다. 우리나라의 여러 지방도시들도 브랜드 슬로건을 만들고 이러한 슬로건과 지역 특산품과 관광상품을 잘 융합하여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방자체가 하나의 상품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속에 사람들의 의견은 여럿으로 갈릴 수 있다. 지역이 하나로 뭉쳐서 지역과 그곳의 주민들이 더욱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면 나쁜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상업적인 활동이 없을 경우엔 그 지역의 가치가 무엇인가를 생각해볼때 아무것도 없다면 정말 심각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이익에 눈 먼 구단주들 미국의 스포츠팀은 한 지역에 터를 잡고 그 지역의 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으면서 성장해왔다. 특히 같은 좌석에 앉아 한 분위기 속에서 핫도그를 먹던 곳이었다. 하지만 이곳에도 자본이 투입되면서 VIP좌석이 생겨나 관람자들의 계급을 구분짓기 시작했고, 빅스타의 영입으로 더욱 활기를 띤 스포츠 구단은 해당 지역장에게 막대한 지원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지역주민의 단합과 애정 및 열정을 볼 수 있었던 장소에서 벗어나 돈이 앞서게 된다면 지역 정부기관에서 써야할 돈들이 이러한 스포츠에 더 집약적으로 모여들게 되고, 사회복지 및 시설, 교육에 사용되야 할 돈이 그만큼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어릴적 동네형들이 축구하는 것을 보기만 하면서도 즐겼던 기억이 난다. 특히나 아파트에 살았던 본인은 아파트별로 팀을 나눠 축구하는 경우에는 더욱 우리 아파트팀이 이기길 원했었다. 과거의 스포츠들이 모두 이런식이 아니었을까 싶다. 선수든 아니든 모두가 즐기고 이기면 기쁨을 나누는 매개체였는데 지금은 자본주의에 따라 많이 변형되어왔다. 이 책의 후반부로 갈 수록 내용은 더욱 심층적으로 들어간다. Part 1.은 고개를 끄떡끄떡하면서 한장한장 넘길 수 있으나 후반으로 가면서는 읽는 속도와 이해하는 속도가 조금씩은 느려진다. 아무래도 그동안 이런 책들을 읽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하버드대 정치철학 교수님이 쓴 글인데 한번 읽고 다 이해하고 받아들인 다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특히나 한번 번역을 거친 글이기 때문에 그 어려움은 더할 것이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인지 저자가 저술한 '정의란 무엇인가'도 함께 읽고 싶은 책으로 꼽힌다. 책은 최소한 세번은 읽어보아야 한다. 그래의 저자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다. 해석이 아닌 저자를 그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정치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도 않았던 본인에게 이책은 마치 호수 가운데 떨어진 돌처럼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이라도 우리가 머릿속에 담아두지 않으면 도덕은 점차 잊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