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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완벽한 장례식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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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제공 받았으며, 후기는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온갖 슬픔 감정이 뒤엉켜 눈물을 쏙 빼게 할 것 같은 두려움으로 시작했다.
갓 스무 살을 맞이해 학비를 직접 벌어보겠다고 병원 매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나희.
스스로 인지하기도 전에 훅- 치고 등장하는 이들을 마주한다.
피하려 했지만 받아들이기로 하고, 이들의 요구사항을 하나씩 들어준다.

미용실 원장님이 키우던 고양이 루비를 데려와 키우기 시작하면서부터 
매점 주인 미수의 사정을 배려하기까지.
나희만의 방법으로 편안히 보내준다. 
망자가 눈에 보이는 나희식대로 편안하게 보내주는 방법이 '나만의 완벽한 장례식'이다.

병원 매점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산 이와 죽은 이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현실인 듯 아닌 듯한 판타지.
굳이 경계를 따지자면 병원 매점 카운터가 될까? 
망자(귀신)는 밤 12시면 돌아다닌다는데, 책 속의 망자들은 그렇지 않다.
낮밤 가리지 않고 불쑥 찾아오고, 초저녁부터 새벽 2시까지 대중없어서 아주 살짝 섬뜩하기도 했다.
나희가 느낀 감정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위안을 주고 감동까지 주는 장례식을 해주는 나희 덕분에 끝까지 참관(?) 할 수 있었다.
매서운 바람이 부는 날에 발견한 책 한 권.

우연찮게도 장례식장을 다녀온 날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장례식장 다녀온 뒤는 며칠간 무거운 마음을 지고 지냈는데
<나의 완벽한 장례식> 책 덕분에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지낼 수 있었다.
나희처럼 편안하게 보내주자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제목 때문에 꺼려질 수 있겠지만 펼쳐보면 마음 뜨뜻해지니 추천해 본다.


주차장의 가로등과 병원 불빛으로 사위가 밝았지만 그녀의 뒷모습은 곧 어둠에 묻히듯 사라졌다. 마치 연기가 공기 속으로 퍼져나가는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 이상한 기분이었다.
그때 나희는 보로소 밝은 달빛 아래 미용실 사장의 그림자가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P40

죽음은 참 다양한 형태로 불시에 찾아온다. 아마 사랑의 숫자만큼 죽음의 가짓수도 많을 것이다. 누구나 자기 몫의 죽음을 목에 건 채 타고나는 법이다. - P75

삶에는 기쁨과 행복뿐 아니라 슬픔도 언제나 공존한다는 사실을 나희는 빨리 배웠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배우는 것을 그녀는 조금 더 이르게 배웠을 뿐이었다. - P174

누군가는 세상을 떠나도 누군가는 남아서 살아간다.
떠난 사람의 기억을 품은 채 산다. 그것이 끝없이 반복되는 게 삶이었다.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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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마음 없는 일 - 인스피아, 김스피, 그리고 작심 없이 일하는 어떤 기자의 일 닻[dot] 시리즈 2
김지원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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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보도, 정론직필을 알리는 책 외 다른 관점으로 일을 하는 기자 모습이 담긴 이런 책은 참으로 귀하다.
쉽고 이해 빨리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언론인을 꿈꾸고, 다양한 언론인의 모습이 궁금한 이들에게는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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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수요일 토요일
페트라 펠리니 지음, 전은경 옮김 / 북파머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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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는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으며, 후기는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읽기 시작한 지 며칠 안되었을 때였다. 
몇 없는 학창 시절 친구 중 한 명의 어머니 부고소식을 들었다.
죽음이라는 소식은 예고 없이 온다는 것을 알지만 막상 소식을 접했을 땐 무방비한 상태에서 육탄 공격을 받은 것 같다.
친구 부모님의 부고 소식은 아직까지 나에게는 오지 않을 일이라 생각했었나 보다.
소식을 전달받은 그 순간과 주변이 한동안 일제히 멈춰버렸다. 
기억 속 깊은 곳에 저장되어 있던 친구 엄마의 추억만이 떠올랐다.
소식을 들은 다음날에 장례식장을 찾았고, 가는 동안 이 책과 동행했다.

부고 소식에 마지막 인사드리러 가면서 죽음과 관련된 책을 함께 하다니...
웬만하면 피하고 싶은 죽음을 이렇게 나는 마주하게 되었다. 
잔인하고 슬픔만 주는 책들은 극도로 거부하는 내가 죽음을 이렇게 바라보게 된 것이다.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은 죽음을 향해 살아가는 치매환자 호베르토와 그를 돌보는 한 소녀 린다 시점의 글이 담겨 있다.
소설이지만 절대 소설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호베르토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담은 에세이로 읽힌다. 
할아버지를 배려하고 돌보는 순간들이 흥미롭고, 흐뭇한 미소를 주는 재미가 있다.
소녀의 마음에 마음이 따스해지기도 한다.
덕분에 기차 안 2시간 동안 눈물이 멈추었고, 마음은 차분해졌다.

그리고 친구 어머니에게 덜 울면서 인사를 드릴 수 있었다.


이런 소녀가 있을 수 있을까.
그저 무한 칭찬만 해주고 싶다. 
치매환자를 위해 봉사를 한다. 
지겨워하는 내색 전혀 없이, 힘들어하는 내색도 느껴지지 않는다.
매 순간들이 리드미컬하고 새롭다.
학교 수학공부는 싫어하지만 인생에 대해 뚜렷한 철학이 있는 성숙미가 있다. 
시키지 않았지만 꾸준히 할아버지를 찾는 소녀는 할아버지를 돌보는 관찰과 배려가 꽤 섬세하다. 
마냥 순진 발랄한 소녀 시선으로 전개되는 듯 하다 27화부터는 새삼 성숙되고 진지해진다. 
오히려 린다를 통해 배운다. 
심지어 인간이 1분에 몇 번 호흡하는지 검색하면 성인은 열두 번에서 열다섯 번(P. 138)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으니까.


일방향인 듯하지만 분명한 쌍방향 우정
치매 할아버지는 감정과 기억이 매일 매 순간 다르다.
건강 상태도 그때그때 다르다. 
심지어 심장박동도 일반인과 다르기에 매번 확인을 해야 한다. 
그 어떠한 말을 해도 소녀는 다 받아준다. 
어떨 땐 소녀에게 조언도 구한다.
보이기론 일방향적인 듯한 관계인데 지나고 보면 분명한 쌍방향 정이 흐른다.
소녀와 호베르토의 잔잔한 우정 말이다.




처음에는 내가 무슨 일에 직면하게 될지 몰랐다. 이제는 문제가 뭔지 살펴서 확인하고 해결책을 찾는다. - P19

탄생과 죽음 사이에 있는 모든 것, 정말로 모든 것이 불안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삶은 맹렬하게 다가온다. - P84

후베르토는 이제 거의 걸을 수 없다. 누가 잡기라도 하는 것처럼 양쪽 발이 바닥에 붙어 있다.
우리는 결코 오고 싶지 않던 곳에 이르렀다. 그는 이제 정말 후퇴할 생각인 듯 하다. - P138

후베르트와 둘만 있을 때면 나는 그의 이마에 입을 맞춘 다. 그러는 게 불편하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그렇게 한다.
또는 엄지로 그의 이마에 성호를 긋는다. 또는 " 신이 할아버 인사예요 " "할아버지 엄마가 보내는 지를 지켜주기를‘ 이라고 말한다. - P140

나는 그의 맥박을 일부러 세지 않는다. 가장 당황스러운 건 그의 파르스름한 입술에 번져 있는 부드러운 미소다. 마치 애쓰지 마‘라 친구들, 여기까지야. 너무 고 말하려는 듯하다. 물론 우리는 애쓴다. 그러니까 내가 애쓴다는 뜻이다. - P142

이건 느린 죽음이다. 뇌세포와 피부세포가 죽고, 근육이 허물어진다. 머리카락과 속눈썹이 빠진다. 모든 것이 적어 지고 또 적어지지만 눈썹만 숱이 많아진다. -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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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수요일 토요일
페트라 펠리니 지음, 전은경 옮김 / 북파머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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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읽고 난 뒤 자꾸 곱씹게 하고, 그럴 때마다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죽음‘ 이라는 어두운 터널 앞에서 머뭇거리지 말고, 일부러 피하지 말고 자연스레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슬픈 단어를 무조건 피하고 보았던, 나와 같은 이들이라면 꼭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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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다가도 배는 고프고
라비니야 지음 / 크루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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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다가도 배는 고프고>는 요리와 관련된 글과 요리방법이 함께 들어 있는 에세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챕터를 나눠 음식들이 소개되어 있다.  

요리하는 방법도 간단히 정리되어 있어, 재료만 있다면 책을 내려놓고 당장 요리할 수 있다.


제목부터 너무 맞는 말이다.

배꼽시계는 아주 정확하게, 감정과 상황에 상관없이 배고픔을 알리기 때문이다.

울다가 배고파 본 적은 누구나 있지 않을까.

너무 속상한대 배가 고파서 스스로에게 화를 내본 적도 있다.

그런 의미로 '나인가?' 하는 극공감으로 내용을 열어보았다.

사실, 꽤 진지하고 묵직한 내용들만 나올까봐 걱정을 했다.

걱정과 달리, 책은 음식과 연결된 다양한 일상 이야기들로 잔잔하고 흥미롭다. 

읽다가 독립하며 살았던 나의 오랜 과거도 상상도 해보았다.

그때의 나보다 더욱 야무지고, 잘 챙겨먹는 작가가 멋지게 보였다.



"요즘 나는 눈물이 터질 것 같은 날에 채소를 손질하며 상념을 정돈하고, 활기찬 한 날에는 그때에 어울리는 명랑한 한 끼를 고심하며 콧노래를 부른다. 속이 헛헛하거나, 기름진 메뉴를 먹고 자책하는 날이 여러 번 이어진다면, 약간의 정성을 쏟은 한 그릇 요리로 기분 좋게 식사하는 시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책에 실려 있는 다양한 이야기가 마음이 헛헛한 당신에게도 갓 지은 밥과 같은 위로로 남았으면 좋겠다." (프롤로그 중)



단숨에 완독하고 목차로 돌아가 읽고 싶은 부분만 골라 다시 읽어보았다.

그래도 아쉬움에 음식관련 에세이를 기웃거리기까지 했다.

한동안 음식 관련 에세이만 읽을 것 같다.

맛있는 음식을 넉넉히 비축해둔 것 마냥 마음이 든든하기까지 하다.


누군가의 식사를 버릇처럼 신경 쓰고 묻는 것만큼 사랑을 정직하게 표현하는 방식은 없다. - P41

음식을 통해 얻는 행복의 수치와 빈도가 남들보다 더 묵직한 나에게 오늘의 한 끼란 허투루 흘려보낼 대충의 시간이 될 수 없다. 그럴 땐 숙성된 당근 라페를 빵 사이에 끼워 넣고 접시 위에 무심히 담는다. 어김없이 좋아하는 것을 통해 마음의 기운을 북돋아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 P129

겨울에 맛보는 무는 쾌락을 동반한다는 면에서 겨울 수박이 아닐까. 달큼하면서도 아삭하고 개운하면서도 부족함 없으며 태를 부리지 않는 자연스러운 맛은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 P200

꾸민 듯 안 꾸민 듯 자연스레 화장하는 게 어려운 것처럼 쫄깃한 만두피를 만드는 과정도, 안에 들어가는 재료를 조화롭게 양념하는 것도 만만하지 않다. - P227

혀끝에서 맵돌다가 번지는 새큼하고도 서근서근한 사과와 계피의 톡 쏘는 어른스러움은 쌉싸래한 차 맛을 쇄도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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