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을 찍었지만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사진을 보여주지 않았던 사진작가 비비안 마이어의 이야기를 그린 그래픽 노블이에요. 그녀가 죽고 우연히 발견된 수만 컷의 필름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어요. 궁금해서 찾아보니 2022년도에 그라운드시소 성수에서 비비안 마이어 사진전도 했었더라구요. 길가에 앉아서 신세한탄하는 도시의 노동자들의 모습. 영화배우의 꿈을 안고 뉴욕에 왔지만 당장 머무를 방 한 칸, 하루하루 먹고 살 직업도 없는 누군가의 모습. 어릴 적 지낸 파리 시골 마을 친구의 모습. 비비안 마이어의 삶이나 사진 인생 등을 그린 게 아니라, 그녀 사진 속 인물들의 일상, 환경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그려내요. 그래픽 노블이라서 가볍게 보기 시작했는데, 인물들 관계도 연결이 안 되고 뜬금없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데 다시 보니 독특한 구성이 신선하고, 사진을 수채화 같은 그래픽으로 표현한 이 책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어요. 하마터면 잊힐 뻔 했던 20세기를 대표하는 거리 사진가의 작품을 통해, 뻔한 일상 같지만 각각의 이야기가 있는 삶을 생각해보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