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그림의 마음 - 조선의 두 천재 정선과 김홍도가 옛 그림으로 전하는 휴식과 위로
탁현규 지음 / 지식서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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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도 어쩌면 후원이 꽤 필요할지도 모른다.



르네상스시대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를 거쳐 <시녀들> 의 디에고 벨라스케스, 페테르 파울 루벤스는 귀족들에게 후원받았고 마네, 모네, 세잔은 금수저다. 동생 태오에게 지원받은 고흐와 고전주의, 바로크시대 후원받은 많은 음악가들.



벼슬했던 선비화가 겸재 정선도 정조의 신임을 얻어 많은 작품활동을 했다. 김홍도는 벨라스케스처럼 궁정화가였고.



그림이 그냥 그려지는게 아니라 중국 문학이나 동양 철학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보는 이를 설득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정선의 그림은 숨이다. 보고 있자니 마음이 턱 놓이고 여유가 생긴다. 애써 그리지 않고 흘러가는데로 생각나는데로. 하지만 디테일은 곳곳에 있다. 나중에 정선은 조선성리학에 심취하고 중국풍을 벗어나 조선화했다. 이념이 중요한 이유다.



정선과 이병연의 우정이 다감하여 좋다. 이병연이 시를 전달하면 정선이 시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린다. 이들의 배우며 상호 교감하는 모습이 정겹다.



정선 그림 속 다시점을 거론한다. 서양화 대표적 다시점 화가는 세잔. 어떤 곳을 보아도 주인공이 되는 그런 화법. 또한 거대한 자연 속 사람이나 집이 있어 호연지기도 느껴지지만 텔레포트하여 자연 속에 묻히는 느낌도 강렬하다.



단원 김홍도의 그림에는 수사슴(장수), 두루미(군자) 같은 미장센이 돋보인다. 그림의 테마를 알 수 있다.



김홍도는 중국역사와 철학, 거문고 연주와 노래에도 능했다. 그래서 그림에 유명인을 적용하기도 하고, 그림에서 또한 흥취가 느껴진다. 무언가를 예술을 통해 이끌어내어 사람들에게 설득력을 가진다는 건 역사든 철학이든 꽉찬 공부가 되지 않으면 힘들 것이다.



정선의 도교같은 자연 속 그림과 비교하면 김홍도의 그림은 유불선을 골고루 표현하거나 순간의 감정적 정취가 서려있다. 객지생활하는 사람의 마음을 짚어보거나 시, 서화, 악기연주 등을 통한 마음맞는 사람들과의 소통과 교류를 소중히 한다.



책 구성은 그림 속 인물의 역사적 배경과 그림 구도와 해석이 자세하다. 이 그림이 어떻게 공개되었고 누가 가지고 있었는지 기증하였는지 출처도 흥미롭다.



큰 화폭의 그림에 많은 것들이 담겨 상세히 보기 힘들 때 부분확대하여 상세설명 하는데 부분확대한 장면 또한 자체로 작품이다.



한국화의 두 대가의 그림을 맘껏 자세히 볼 수 있어 좋았고 자연친화적인 한국화에 친숙함을 갖게된 것이 이번 독서로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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