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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탄생 ㅣ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4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책 제목만 보면 꼭 영화제목 같다.
책을 다 읽고 난 소감은 한마디로 한번 쯤 만나보고 싶은 경제학자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다.
평소 경제사에 대한 관심이나 질문들에 대해 대부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참 좋았다.
기억에 남길만한 내용들을 정리해본다.
-국가가 국민들의 권리 일부를 위임받았지만 그렇게 위임해준 권리가 '사회적 계약'의 형태로 더 많은 복지나 행복으로 전혀 돌아오지 않고 있다.
-결국 한국의 극우파들은 가시적 경제효과를 위해서 건설정택을 집어 들 것이고, 오랫동안 누적된 '버블폭탄'을 터뜨리고야 말 것이다.
-아직도 국민들은 '동원'의 대상이고 '조작'의 대상에 가깝다.
-시간의 비균일성=브로델이 주로 사용했던 개념인데, 공간이 바뀌면 시간의 추이가 바뀐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공간에 따라 다른 문명이 전개되면, 반드시 같은 역사가 전개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고, 서로 다른 대륙에서 같은 시간대에 자본주의라는 같은 역사적 결과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그는 '시간이 균일적이지 않다'라고 표현
-많은 사람들이 중세의 농노에서 막 해방되어 노동자이며 시민으로서의 지위를 가지게 된 시기, 그리고 중세의 무시무시했던 신으로부터 막 해방되어 '인간들만의 세계'를 상상하게 된 18세가 후반, 그 모든 것이 좋아 보이기만 하고 즐겁기만 했던 이 시기 자본주의는 정말로 싱그러운 세계 같았다.
-과연 자본주의라는 경제 시스템이 계속 갈 수나 있는 건가? 대공황과 함께 자본주의 체제가 무너지는 거 아니야?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이 낯선 세계적 대형사고 속에서 이렇게 사람들이 회의하고 고민하는 건 당연했다. 이 위기 속에 등장한 구원투수가 바로 1936년 [일반이론]을 출간한 존 메이너드 케인스이다.
-기업은 시장의 영역에 그대로 두고 국가의 개입을 높이자는 것이 케인스적인 수정자본주의와, 아예 국가가 시장 대신 기업의 운용까지 전부 떠안는 방식이 스탈린식 사회주의라ㄹ고 할 수 있다.
-[국부론]1776년 /[자본론]1867년 / [일반이론]1936년
-경제학에서 '현대경제'라는 말을 붙일 수 잇는 기점은 1945년
-국가가 외국 자본을 통해 기업들을 만드는 과정에서 '압축성장'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전후 한국경제의 첫번째 출발이 시작
-우리나라의 2005년도의 도시화율 80.8% 영국(90%)을 제외하면 OECD국가중 가장 높은 수준
-가난했던 데서 출발한 한국경제가 1980년대 중.후반을 거치면서 부자는 부자대로, 중산층은 중산층대로, 그리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대로 그 나름으로 살아갈 만한 국민경제를 1990년대까지 만들어냈던 셈이다.
-'약한고리'의 5가지 조건=이십대,여성,지방,고졸,장애
-한국에서 최초의 요새주택은 대치동의 '타워팰리스'로 볼 수 있는데 이 주택 양식에서 우리는 처음으로 가난한 사람들과 섞여 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볼 수 있다. 한국 경제가 건전할 때에도 부자들이 사는 집은 따로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극단적으로 주거공간이 분리되지는 않았다.
-교육의 분리 3단계 = 상류층과 하류층의 교육기관이 분리되는 단계 / 상류층이 외국에서 교육받는 단계 / 외국에서 돌아온 상류층이 정치권력을 장악하는 단계
-제3부문 없이 기계적으로 대기업을 강화하면서 소득 높이는 것을 정책목표로 하다보니 중남미형 경제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슬프게도 전문직과 예술가들의 지식경제에서 일주일에 이틀 일하는 사람과 일주일에 이틀 노는 사람이 경쟁하면 누가 이길까요? 당연히 이틀 일하는 사람들이 이길 겁니다. 문화적 풍성함과 많은 독서와 여유속에서 나오는 발상의 전환을, 일중독이 아니면 밀려나서 죽는다며 기계적으로 왔다 갔다 출근하는 사람들이 무슨수로 이길 수 있겟습니까?
-마에스트로=이탈리아 말로 사전적으로 장인을 뜻한다. 작업장 중심의 생산시스템을 말한다.
-에너지와 자원의 투입은 줄이고, 지식과 문화의 투입은 늘리는 국민경제가 필요하다.
-보통은 특권계층을 제외한 중산층이나 하층민들에게 교육에 따르는 '추가비용'정도는 면제해주게 마련인데 한국 자본주의는 오히려 생활비의 20~30%를 사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뺏어가는 방식으로 전개되어 왔다. 잔인한 자본주의이다.
-학벌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경쟁체제에서 어떻게 부자와 가난한 집안의 중.고등학생들이 부모의 재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공교육 장치를 마련할 것인가?
-1990년대 초반까지 세계경제는 '소품종 다량생산'의 포드주의에 의해서 움직였고, 21세기에는 '다품종 소량생산'의 탈포드주의 양식으로 변화했다. 이제는 국민경제가 적응하기 위해서는 지식의 생산방식, 다양성을 높이는 방신에 변화가 필요하다.
-사교육은 포드주의 시대에 생겨난 교육방식으로 '반복암기'를 핵심으로 한다.
-한국의 부모들은 최소GDP의 4~5% 정도를 교육비로 지출하는데 총교육비 대비로 따지면 세계에서 1인당 교육비를 가장 많이 지출하는 셈이다. 그런데 이 게임은 전체의 효율성이나 인권과는 상관없는 단순한 교육 파시즘, 그리고 인내할 수 없는 노동강도의 '교육 노동자'만을 만들어 내는 구조이다. 더 억울한것은 이렇게 교육받은 우리의 2세들이 국제적으로는 아무런 경쟁력이 없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은 '비(非)반복적 지식'이고 숙련을 통해서 없던 패턴을 새로 만들어내는 '창조형'지식이다.
-우리의 대안 = 경제적 조건으로 본다면 이미 지역 토지의 60~80%를 장악하고 있는 중앙토호와 지역토호들을 둔 상태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땅값이 올라가지 않으면서도 지역의 사용가치 혹은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지역의 발전방향을 잡아야 할 것 같다.
-정말로 윤택하고 풍성한 지역경제란? '방문하고 관광하고 싶은 곳' 이 아닌 '살고 싶은 곳' 을 뜻한다.
적절한 책을 읽은 듯 싶어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