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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촌수필 ㅣ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6
이문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2월
평점 :
품절
책표지에 자그마한 흑백사진이 있다.
50대 정도로 보이는 얼굴에 이마는 머리숱이 많이 빠졌고 찐한 눈썹에 광대뼈가 약간 튀어나오고 담배를 한대 물고 있다. 저자 이문구氏 인듯 싶다. 조금 거칠게 한마디로 말하면 촌스러운 외모이다.
저자는 자신이 체험했던 어려운 시골환경에서 일어난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한 시대의 추억같은 스토리를 쓰고 있는 것이다.
처음 책장을 넘길 때 읽기 불편한 충청도 사투리고어체를 직접 표기하고 있어 읽기가 상당히 불편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길수록 내가 어려서 자란 시골풍경과 많은 것들이 오버랩되기도 하며 리얼한 과거 경험적 삶의 추억이 읽는 재미를 흠뻑 젖어들게 한다.
수사학적으로 치장하는 문체는 아니지만 마음에 와 닿는 어감은 그야말로 좋았다.
어떤 단어는 몇 번을 반복적으로 읽고 앞뒤 문맥을 살핀뒤 그 뜻을 헤아리는 경우도 있었다.
도시화에 따른 부정적 양상들을 만들어내는 이 시대에 옹점이 같은 아랫 것의 억척스러움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나이를 훨씬 더 먹었지만 당시 풍습에 따라 질서에 순응하며 언제나 민구를 챙겨주었던 대복이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도시문화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우리의 전통적인 삶의 미학에 대해서 아득히 먼 소설속의 이야기로만 남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더 나이먹어 늦기전에 관촌수필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