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써야겠다는 의사선생님의 진단에 아이는 기분이 좋지 않아요.
반에 안경쓰는 친구가 아무도 없으니, 장난꾸러기 남자아이들이 신이 나서 놀릴 것 같거든요.
부모님께 이끌려 간 안경점에서도, 안경을 골라 집에 돌아와서도 아이는 계속 뾰로통한 모습이에요.
그리고 결국 학교에 갈 때도 안경을 쓰지 않았지요.
학교 선생님과 엄마의 격려와 위로를 받은 아이는 다음 날 처음으로 안경을 쓰고 학교에 갔어요.
담임선생님은 안경을 쓰면 상대방의 마음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어? 그런데 담임선생님도, 교장선생님도, 양호선생님, 옆 반 선생님도 모두 안경을 쓰고 계시네요.
담임 선생님의 말씀이 맞나봐요.
안경을 쓴 아이의 눈에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이 보였거든요.
[안경 쓰기 싫어요!]는 처음 안경을 쓰는 이의 속마음을 잘 보여줍니다.
안경점에 도착해서도 뾰로퉁한 표정에 안경쓰기를 권유하는 엄마아빠에게도 엉뚱한 핑계를 대는 모습엔 아이의 상상력이 돋보입니다
"안경을 써서 똑똑해진다면 안경을 쓸게요."
"안경을 써서 우주까지 보인다면 안경을 쓸게요."
"안경을 써서 하늘을 날 수 있다면 안경을 쓸게요."
정말로 그런 안경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일곱살 아이에게 어떤 안경이 있다면 좋을까 물어보았더니 빨리 달릴 수 있는 안경이 있다면 좋겠대요.
그리고 또 하나.
엄마의 'OK'대답을 얻어낼 수 있는 안경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는군요.
"엄마, 게임해도 돼요?" "응"
"엄마, 텔레비전 봐도 돼요?" "응"
이거 정말 큰일 날 안경이지요? ^^
아이가 안경을 쓰고 처음으로 학교 가던 날, 아이의 걱정과 다르게 반 친구들은 아이를 놀리지 않아요.
단지 관심을 보일 뿐이지요.
그리고 담임선생님의 기발한 처방은 무거웠던 아이의 마음을 풀어주고 따뜻함을 전해줍니다.
시력은 생활습관외에도 유전적인 요인도 있다고 하지요?
우리 부부 모두 안경을 쓴 데다, 네 명의 조카 아이들도 모두 안경을 쓰고 있어
우리 아이들도 언젠가는?? 마음의 각오를 하게 됩니다.
그 때 엄마와 아이 모두 자연스럽게 그 상황을 맞이할 수 있게 되길 바래봅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많은 변화를 겪지요.
안경, 치아교정 그리고 친구들보다 일찍 빠진 치아 등.
또 키가 작거나 크고 덩치가 작거나 크고 등의 겉모습도 각기 다르지요.
우리 아이들이 친구들의 '다름'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성숙한 아이들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자신의 다른 모습도 부끄러워 하는 일도 없겠지요.
[안경 쓰기 싫어요!]
아이들에게 변화와 다름을 성숙하게 받아 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