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대교에 버려진 검둥개 럭키 내친구 작은거인 47
박현숙.황동열 글, 신민재 그림 / 국민서관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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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아이들처럼 우리집 아이들도 종종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공동주택에서의 여러 문제점들을 들어 설득 혹은 강요로 강아지를 사고 있지 않지만,
어항의 물고기가 죽어 나가도 구슬피 우는 둘째 아이의 여린 심성도 마음에 걸려서이기도 합니다.

 

제게도 유년시절 한 강아지의 기억이 있습니다.
엄마가 동네에서 새끼 강아지를 얻어 오신적이 있었는데
엄마를 떠나와 낯선 곳이 두려웠는지그 강아지는 먹지도 않고 누구에게도 다가오지 않았어요.
깜깜한 밤 뒤꼍 구석에서 오돌오돌 떨고 있는 강아지를 보며 속상해서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상하게도 그 강아지랑 나중에 친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헤어지게 되었는지 전혀 기억에 없는데 그 장면속 강아지의 눈망울만 떠오르면 지금도 마음이 아파요.

 

그런데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병이 걸렸다는 이유로,
싫증이 났다는 이유로 애완동물들이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은 참 놀랍고도 슬픈 일입니다.

 

동작대교에 버려진 검둥개 럭키도 주인에게 그렇게 버림을 받았습니다.
럭키라는 이름은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행운을 비는 의미로 지어준 것이라고 하네요.
검둥개라 다소 사나워보이는 유기견이 사람들의 환영을 받을리가 없습니다.
럭키는 쓰레기통을 뒤져 허기를 채우고, 사람들의 돌팔매를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심지어는 럭키를 잡아먹으려고까지 하는 이들도 있었지요.

 

이런 럭키 옆에는 우주와, 홍여사님이 있어 주었습니다.
엄마의 부재로 마음이 비뚤어져 가는 우주는 럭키를 애써 못본 척 하지만
어느새 그 마음에 럭키의 존재를 담아 둡니다.
럭키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도와주지요.
럭키를 만나며 따듯한 마음을 열고 성장하는 우주의 모습이 예쁘게 다가옵니다.
홍여사님 또한 마음을 나누는 우리들의 소중한 이웃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주와 홍여사님의 노력으로 럭키는 유기견 보호단체인 대표인 뚱아저씨의 새가족이 되었다고 합니다.

 

물고기, 사슴벌레, 거북이 등 강아지뿐만 아니라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의 종이 참 다양해지고 많아졌습니다.
이것도 키워보고 싶고, 저것도 키워보고 싶은 아이들의 호기심은 싫증으로 이어져
장난감에 싫증느끼듯 내보내고 새로운 생물을 쉬이 들인다는 이야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일이 있습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배우기는커녕 그 존엄성을 가볍게 여기게 하는 애완동물키우기라면
다시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 길지 않는 책 한권에 담긴 미담으로 치부하기엔
감동을 넘어선 묵직한 책임감이 크게 다가옵니다.
버려진 채로 동작대교에서 지낸 럭키의 3년이란 시간은 얼마나 고통스럽고 외로웠을까요.
뚱아저씨의 새가족이 되는 것도, 적응하기까지도 그 어느 하나 쉬워보이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그 시간들을 잘 견뎌준 럭키의 모습은 웃는 얼굴처럼 느껴집니다.
더 많은 유기견들이 새가족, 새생명을 찾게 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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