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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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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한 동안 일제시대 만주를 배경으로 한 자료들을 찾다가 일게 된 책이다.  그러나, 막상 만주보다는 리뷰에 누군가 쓴 "유려한 문체"라는 말에 더 끌렸다.  

유려한 문체라... 

조정래의 태백산맥 이후, 남성작가는 직접적이고 거칠 것 없는 강렬한 무체를 구사한다는 고정관념이 생긴 내게 과연 김연수란 이 작가는 어떤 글을 보여줄지. 그저 모래 바람이 다 일것 같은 만주를 얼마나 아름답게 그려낼 지도 몹시 궁금했다.  

때문에 가격과 명성 대비, 종이 질이 좀 구리다는 이유에도 불구하고 서슴없이 이 책을 선택했다.  

그런데, 두구두구두구둥! 

 이 김연수란 작가는 여자를 위해 길거리에서 서서 과감히 떡볶이를 같이 먹어 줄 남자였다.  노골적이지도 않고, 거칠지도 않으며, 누구의 글처럼 화려한 글빨로 혼을 쏙 빼놓는 짓도 하지 않는다. 잔잔하고, 포근해서 마치 호수에 드러누워 명상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책을 다 읽고나면 몇 년이 지나지 않고선 다시 읽지 않는 내가 책장을 덮자마자 다시 글을 음미하며 읽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혀 다시 책갈피를 들고 몰입하게 만든 책이었다.  

작가에 대한 이력은.. 각 종 문학상 수상을 두루거친 수상경력이 있다는 것 정도? 나머진 몰라요..^^;; 

첫사랑이었던 여자가 죽고 나서 그녀의 실체를 알게 된 해연.. 

충격에 방황하기 시작하고, 급기야 아편을 탐닉하게 된 그는 첫사랑과 같은 자살을 선택한다.  그러나, 운명은 그의 삶에 다시 새로운 숨을 불어 넣는다. 그는 만주 깊숙한 해방구를 찾아가 그때까지도 모르고 있었던 첫사랑의 삶과 그녀와 얽혔던 인물들과의 관계를 안게 된다. 이후, 만주에서 조선이 혁명가들의 투쟁과 번민 그리고 고단함과 참혹했던 삶을 경험하면서 첫사랑이 자살이 아닌 타살되었음을 알게 되는 해연.. 

이 글은 첫사랑이 주인공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가 도대체 무슨 내용이냐? 

이 하나의 호기심만으로도 글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 글 전체에 녹아 있다.  

"지금 어디에 있나요? 제 말은 들리나요? 어쩌면 이건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편지겠어요.." 

 

앞으로 당분간은 김연수란 작가와 사랑에 빠져 지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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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풍경 - 박태원 장편소설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10
박태원 지음, 장수익 엮음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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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작가 박태원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그는 춘원 이광수에게 개인적으로 문학적 지도를 받았었으며, ‘구인회에 가입해 정지용, 이상, 이효석 등과 활동했다. 1948, 당시 좌익 인사를 감시 관리하던 그 유명한? 보도연맹에 가입, 전향성명서에 서명했으나 전쟁 후 월북했다. 남로당계열로 몰려 숙청을 당하고, 후에 동학혁명을 소재로 한 대하소설갑오농민전쟁을 마지막으로 지병으로 숨졌다.

이 소설은 1930년대 후반, 모던걸과 모던보이가 대표하는 자본주의 물결이 한풀 꺾여갈 즈음의 동대문 청계천변이 배경이다. 이발소에서 일하면서 오가는 사람들을 살펴보는 것을 소일로 여기는 재봉과 천변에서 빨래를 하면서 이제나저제나 낙찰 번호가 떨어지길 고대하는 점룡이네 어머니란 두 관찰자를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순박했지만 도시 생활에 젖으면서 점점 변해가는 창수, 손님을 대하며 저마다 계산을 튕겨보는 술집 여급인 하나꼬와 기미꼬,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처녀여서 남자의 체취에도 금새 얼굴 붉어지는 금순이, 첩을 떼어버리고자 하나 여전히 휘둘리는 김주사와 그에 기생하는 안성댁의 못말리는 바람기등등..

천변에 위치한 빨래터, 이발소, 카페, 한약국, 당구장, 술집 등에서 일어나는 일은 일상적이면서도 사실적이어서, 70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과도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에 소름이 돋곤 했다. 지금의 일일극 스토리로 만들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있을 건 다 있는이런 소설이 일제 강점기때 쓰여졌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하지만, 일상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깊은 감동까지 이끌어 낼 정도는 아니었다 해도 분명,유쾌했다고는 말할 수 있겠다


참고로당시 청계천에서 빨래를 하려면 누군가에게 돈을 지불해야 했다는 걸 아십니까? 당시에도 대동강물을 팔았던 이가 존재했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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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튀어! 1 오늘의 일본문학 3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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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었다. 글을 읽으며 그렇게 웃어 제꼈던 것은.

사실 이 책은 알라딘에서 하는 반값 이벤트가 아니었다면 만나볼 수 없는 책이었다.

다빈치 코드이후 외국 서적을 멀리 하게 된 나에게 일본작가의 글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일의 반값도서라고 창만 띄워 놓고는 기실은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날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알라딘측의 말에 좀 화가 난 상태였다. 하지만, 책값으로 솔찬히 돈이 나가는 나로서는 재밌다는 댓글이 무지하게 많이 이 소설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이상한 고집까지 생긴 것이다

 오쿠다 히데오는 그 유명한, 읽어보진 않았지만 베스트셀러로 명성을 날린 것으로 익히 알고 있는 공중그네의 저자였다. 뭐 나머지는 내가 아는 게 하나도 없으니 패쓰.

하지만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최완규 작가가 말하는 우리 나라엔 없는 진정한 대중소설이 바로 이런 책이 아닌가 하는… ^^

남들과 확실히 구분되는 요상한 아버지를 둔 아들 지로. 상급생에게 각종 괴롭힘을 당하는 것도 괴로워 죽겠는데, 어느 날, 집에 식객으로 들어온 아키라라는 아버지 후배가 하는 일에 도움을 주다 아버지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충격에 휩싸인다. 출판도 되지 않는 소설 나부랭이나 쓰고, 코 파는 걸 주 전문으로 하며 집에서 무위도식하는 그런 아버지가 과거 20년 전, 이름 꽤나 날렸던 공산당원이었다니! 그 동안 지로가 봐 왔던 아버지는 도저히 사회에 적응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국민연금 가입을 압박하러 온 공무원의 혼을 쏙 빼 놓는 말빨, 졸업여행비가 터무니 없이 비싸다며 바로 교장실로 직행해 버리는 자극적?인 행동, 타고난 덩치를 이용, 마음에 안 드는 이는 제 맘대로 집어 던지는 과격함까지.. 지로는 아버지의 존재 자체가 고역이었다.

하지만, 그건 약과였다. 그의 아버지는 오끼나와 출신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전설 속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리오모테의 자손이며, 할아버지 때부터 그 쪽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영웅 집안이었던 것이다. 지로는 아버지가 그토록 원하는 남쪽의 섬으로 이사를 가면서 자신이 그토록 창피해 하던 아버지의 진정한 실체와 만나게 되면서 행복해 지기 시작한다.

책장을 덮으며 ~~일본인답다라는 생각을 했다. 지로의 아버지 우헤하라는 앞에서 말했듯이 한 유명한 영웅의 자손이다. 전설 속에도 등장하고, 실제로 할아버지가 인두세를 거부하며 투쟁했던 집안의 내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본인 자신도 미군부대로 잠입, 미 전투기에 불을 당기는 무모한 짓까지 서슴지 않았었다. 그 모든 것이 전설의 내용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행동이었다. 게다가 같은 생각을 가지고 다른 행동단체와 협력 같은 건 생각지도 않고 독자적으로 일을 이끌어 나간다. 게다가 오키나와 출신으로 만들어서 우헤하라가 영웅이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한다. 그러면 오키나와는 어떤 곳인가? 오키나와는 예전부터 일본 본섬과 다른 류쿠왕국이란 이름을 가진 독립적인 국가였다. 하지만, 임진왜란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일본 본섬의 지배를 받기 시작했고, 한국전쟁 이후 국토의 30%이상을 미군에게 넘겨준 아픔을 간직한 곳이다. 이런 곳에 우헤하라가 태어난 것이다.

 그런데, 이것으로도 모자랐던 것인가? 섬을 개발하려는 것에 반대하는 우헤하라의 행동에도 섬 주민들은 심적으로만 동요할 뿐 절대 나서지 않는다. 다수가 움직이지 않으면 절대 튀기 싫어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여기서 보게 된다. 혁명은 개개인의 마음에서 일어나야 하는 것이라며 우헤하라는 영웅이 직접 영웅적인 행동을 보이는 대도 사람들은 그저 동요만할 뿐이다. 가슴으로 느끼면, 행동하는 것을 당연시 여겼던 나 같은 사람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어쩌면 너무도 영웅적이기에 영웅적인 결말을 원했는지도하지만, 우헤하라네 집안 사람 누구도 그것을 서운해하거나 이상히 생각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우헤하라 스스로가 자신은 영웅도 아니며, 자신 스스로 마음이 동했기에 움직였을 뿐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집단에 속하길 간절히 원하면서도 개인적인 행동에 지극히 간섭?하기 싫어하는 일본인들이었던 것이다. 모든 상황들을 개선할 방법을 단지 교육이라는 미래에 버려두고 작가는 우헤하라를 그가 그토록 원하던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꿈의 섬 파이파티로마로 떠나 보낸다. 국가의 간섭도 영웅도 필요 없는 단지 선한 마음만으로도 평화롭게 살아 갈 수 있는 섬으로 보내버렸지만, 정말 결말조차도 참 일본인다웠다

그러나, 베르나르 배르베르의 의 참패와 다빈치 코드의 실망 이후, 내게 다시금 대중소설에 도전할 수 있게 해 준 이 책에 감사한다

쓰고 보니, 내가 좀 극단적이란 생각이 든다…^^;; 이거 아니면, 저거? 답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는데 말이다. 일본인이니 일본인 다울 수 밖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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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먹다 - 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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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책에서 무엇을 얻고자 했던가?

문학동네 대상작이라고 하여 너무 높은 기대를 했던 건 아닌가?

화려한 문장에 헉하고 숨이 막혔으나, 곧 진전없는 전개와 고개없는 절정에 바로 피식하고 숨을 놓아 버렸다.

그 동안 수상작들에 대한 읽기를 게을리 한 것과 현재에서 멀어져 버린 기대 심리를 다시 끌어내려야 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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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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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 산책 1950년대편 1권- 6.25 전쟁에서 4.19 전야까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4년 7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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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 읽어주는 남자
이상국 지음 / 명진출판사 / 2005년 8월
9,500원 → 8,550원(10%할인) / 마일리지 470원(5% 적립)
2007년 06월 27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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