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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머물렀고 어느 틈에 놓쳐버린 - 개정판
가랑비메이커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1년 8월
평점 :
"어쩌면 삶이란 영화는 지극히 사소한 장면들로부터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내 삶은 어떤 장면들로 시작했을까.
나는 지금 어느 장면 속을 거닐고 있을까.
무엇이 무서운지도 모르는 두려움에 떨며 읽은 장면과
평화로운 시간 속에 읽은 장면,
지친 일상 끝에 읽은 장면들.
그 장면들을 속으로 찬찬히 읽어나가다 보니
어제는 보이지 않았던 장면들이 오늘은 다시 보인다.
신기하면서도 의아한 감각이다.
속으로 읽다보니 마음속으로 펼쳐지는 어느 장면들.
나한테도 이랬던 순간이 있었던가 싶은,
나도 겪었던 순간같은.
내가 지워버렸을지도 모르는 그 순간들이,
마음속에서 펼쳐지는 그 감각.
그러다 정말 지워버렸던 장면까지 다시 찾아와 버리게 만든다.
그렇게 다시 찾아와 시작되어 버린 장면들은
깊은 후회도 남기고, 그리움도 남기고, 평온도 남기고
다시 꺼진 장면과 함께 호흡이 진정되고, 고요가 돌아온다.
p.112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스몄던 우리라는 품을 그때, 거기에 밀어두고는 도둑 같은 걸음을 떼기로 했다. 바싹 말라서 부스러지기 전의 우리를 남겨두고는 다시, 언제라도 돌아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