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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박준 글.사진 / 넥서스BOOKS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중학교 때 단짝친구가 뉴욕으로 이민을 갔다. 우리나라를 벗어나 다른 나라로 간다는 부러움과 이젠 그 친구를 오랫동안 보지 못한다는 생각에 한 없이 슬퍼했던 기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그러나 요즘엔 미국도 비자없이 저렴한 항공료로 해외여행이나 유학을 떠날 수 있다. 또 해외여행의 문 턱이 많이 낮아졌기에 외국을 나가는 일이 자유로워졌다. 마음만 먹으면 떠날 수 있는데 그 마음먹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 않아 떠나지 못한다. 또 떠난다하여도 일상을 등지고 가야한다는 불안한 현실감을 안고 있어서 그런지 그 마음먹기가 참 어려운 것 같다. 지금 당장 떠날 순 없어도 마음만은 이미 그곳에 가 있는 앞 서 떠난 작가들의 행보를 따라 마음으로 그리는 여행, 그래서 택한 것이 책을 통한 여행이었다.
" 왜 꿈만 꾸는가... 한 번은 떠나야 한다. 떠나는 건 일상을 버리는 게 아니다 돌아와 더 잘살기 위해서다. " 떠나고 싶지만 지금은 떠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던진 작가의 메세지가 마음에 와 닿았다. 어찌보면 내가 왜 여행을 쉽게 떠나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충고처럼 들렸다. 그렇다 여행을 다녀와 일상에 복귀하는 일은 어찌보면 더 잘 살기위함 일지도 모르겠다.
<온 더 로드>는 카오산 로드에 머물며 사람들이 왜 여행을 떠났고 여행을 하면서 즐거웠거나 힘들었던 일 또는 기억에 남는 일들을 이야기하며 여행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 커피 한 잔 마시며 자유롭게 대화를 아니 수다라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 수다 속에서 그 여행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여행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삶의 항연이다. 쉰이 넘어 배낭 메고 떠난 노부부의 이야기와 학교를 자퇴하고 인도로 갔다가 비자문제로 잠시 태국에 머물고 있다는 여고생의 이야기 그리고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찾고 싶어 여행을 떠났다는 독일인의 이야기까지 평범함 속에서 찾아낸 그들만의 행복은 소박하고 진솔한 것들이었다.
나 또한 여행을 좋아하고 틈만 나면 45리터 배낭에 짐을 쌌다 풀렀다를 반복하며 정작 훌훌 털고 떠나지 못하는 이유, 책에서 많은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되새길 수 있게 해 주었다. 3년 전 태국을 여행하면서 내가 느꼈던 카오산과 그들이 갖고 있는 카오산의 느낌은 많이 닮아 있는 듯 하였다. 그러나 그 곳에 머물고 있는 이유와 여행을 통해 얻고자 하는 여행의 의미는 각기 달랐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문화에 접해 보고 또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소중한 선물이 있기에 이런 이유가 아니여도 여행을 통해 얻게 되는 선물은 무궁무진하다. 그 선물의 기쁨을 알기에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하고 돌아와 또 다시 여행을 떠나는지도 모르겠다.
2년 전에 읽고 덮었을 때 느꼈던 것과 시간이 흐른 지금에 같은 책을 읽었음에 그 느낌은 달랐다. 해외 여행을 떠날 수 없다고 결코 쉽지 않다고 여겼던 내게 용기를 주었던 책이었기에 의미가 남달랐다. 이번에는 어디를 떠나볼까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본다. 지금 당장 떠날 순 없다하여도 언젠가 이룰 그 꿈 앞에 성큼 다가설 원동력이 되어 줄 <온 더 로드> 또 다른 여행을 꿈꿀 수 있는 자극제가 되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