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에 만나!
울리히 흄 지음, 유혜자 옮김, 요르그 뮬러 그림 / 현암사 / 201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성경책 창세기 6장 7장에 보면 " 너는 잣나무로 너를 위하여 방주를 짓되 그 안에 간들을 막고 역청으로 그 안팎을 칠하라, 내가 홍수를 일으켜 무릇 생명의 기식 있는 육체를 천하에서 멸절하리니 땅에 있는 자가 다 죽으리라." 하나님을 무시하던 시대에 살았던 노아는 하나님을 사랑했고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노아에게 배를 만들라고 말씀하셨다. 그는 순종할 수 있었고 배가 완성되자 모든 동물들이 짝을 이뤄 그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큰 홍수가 일고 온 땅을 휩쓸어 버린다. 노아의 하나님을 향한 순종과 사랑을 기뻐하신 하나님은 그와 가족들을 모두 안전하게 지켜주셨다. 여기까지가 노아에 대해 알고 있는 나의 짧은 스토리이다.

 

<8시에 만나!> 귀여운 꼬마펭귄 세 마리가 등장한다. 키가 큰 두마리의 펭귄과 키가 작은 한 마리의 펭귄,  사방이 눈으로 뒤덮인 이리보고 저리 보아도 눈 밖에는 보이지 않는 얼음과 눈밭이 깔린 하얀나라, 서로를 걷어 차기도 하고 이유없이 싸우기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펭귄들의 일상이 마치 우리집 삼형제가 날마다 싸우는 그 모습을 상상해서인지 많이 닮아 있는듯하여 미소가 절로 나왔다. 노아의 방주이야기를 떠 올려 보면 세 마리의 펭귄의 상징은 노아의 세 아들을 모태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온 세상을 휩쓸 폭풍이 몰아친다는 말에 펭귄들은 놀라 허겁지겁 짐을 꾸리지만 세 마리의 펭귄 중 두 마리만이 노아의 방주에 탈 수 있다는 안타깝고 슬픈 현실을 펭귄들은 지혜롭게 그 위기를 극복하고 노아의 방주에 올라탄다. 여기서부터 흥미진진함과 펭귄들의 재치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 그렇다면 하느님이 우리를 만들 때 정신이 없어서 이것저것 마구 뒤죽박죽 만들어 놓은 게 분명해 우리는 새인데 몸에서는 생선 비린내가 나고 날개는 있는데 날지도 못하잖아." "대신 수영은 잘하잖아" 이런저런 생김새로 살아가는 많은 동물들과 사람들 어찌보면 하나님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재능과 끼를 살려 주셨는지 모른다는 메세지를 주는 것 같았다. 주위를 둘러 보아도 누구는 수영을 잘하지만 책 읽기를 싫어하고 또 어떤 친구는 책읽기를 너무 좋아하여 독서상까지 받지만 운동은 싫어하고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재능을 갖고 있거나 취미를 갖고 있다면 그것 또한 불공평하게 만들어주신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세상에 좋은 펭귄이 있으면 나쁜 펭귄도 있겠지 난 나쁜 펭귄이야 항상 그랬지 그건 나도 어쩔 수 없어 내 잘못이 아니야 나를 이렇게 만든 것도 하느님이니까 잘못은 하느님이 한 거야." 때론 나의 잘못을 부모님에게 또는 하나님에게 돌리려 하지는 않았는지 되새겨 볼 수 있는 구절이었다. 꼬마 펭귄들의 수 많은 대화 속에 삶을 살아가면서 나만 생각하는 이기심 때문에 친구들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나의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로 부모님을 원망하고 하나님을 원망하지는 않았는지 생각의 뿌리를 심어줄 수 있는 자양분으로 충분한 거름이 되는 책이라 생각되었다.

 

절대 어울릴 수 없는 펭귄과 비둘기는 결혼을 하였고 육식동물인 사자와 약자인 동물들이 함께 노아의 방주 안에서 몇 날 몇 일을 보냈으며 매일 같이 티격태격 했던 꼬마 펭귄 세 마리는 서로의 우정과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도 마찬가지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으며 어떤 기준을 두고 양면성을 갖는냐에 따라 생각의 차이가 생기며 그 차이를 극복하며 어울려 살아간다. 펭귄과 비둘기가 서로를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을 하나님은 원치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동물들도 있다. 하지만 비둘기와 펭귄은 남들 말에 신경쓰지 않았다. 둘은 이미 서로를 아끼며 사랑하는 인연의 고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평화롭게 자라기를 바라신다는 것이다.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바탕으로 어린이들의 시선에 맞게 재조명하여 만들어진 이 책이 성장기 어린이들의 어려움이나 고민들을 긍정적인 사고로 전환시켜 주리라 생각된다. 서로를 욕하고 헐뜯고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로 인해 세상이 온통 더러워졌지만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돌볼 줄 아는 넓은 마음, 내 이웃을 가족과 같이 아껴 줄 수 있는 깊은 사랑을 갖는다면 하나님은 더 이상 큰비를 내리시지 않을것이다. 많은 생각과  감동적을 안겨 준  책이었다. 2006년 독일 청소년 문학상 아동문학상, 2006년 독일 아동극 대본상 수상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책이라 그런지 저자의 개성있는 글은 펭귄 세 마리의 대화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