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되어도 좋아
김진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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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과 휴식을 취하며 짜여진 스케줄에 따라 휴양지를 찾아가는 여행 보다는 시간과 공간을 체험하며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배낭여행을 선호한다. 지난 4월  서점에 갔다가 <바람이 되어도 좋아>를 집어 들었다. 평소 배낭여행을 꿈꾸며 선뜻 떠나지 못했던 내 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듯 저자의 여행기록은 떠나지 못함을 위로하듯 따뜻하고 고마운 책이었다. 그 때 숨가쁘게 읽고 책장에 고이 모셔 두다가 며칠 전 꺼내 읽기 시작했는데 읽을 때 마다 느낌이 다르게 다가온다. 읽은 느낌을 글로 남겨 보고 싶어  책 속 두 번째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남극여행에서 히말라야까지 외롭고도 따뜻한 여정이 책 속 곳곳에 살아 숨쉬고 있다. 남극을 여행 한다는 일은 생각하지도 않은 루트였다. 눈사태가 일면 빙산을 누비다 동상이라도 걸리거나 실종이라도 되면 흔적도 찾을 수 없을텐데.. 라는 불안감 때문에 등한시 했던 여행이었는데 저자는 외롭고도 혹독한 휴가를 그곳을 시작으로 많은 나라로 여행했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의 탈출을 꿈꾸며 여행을 생각한다. 지금 당장 떠날 순 없을테지만 저자가 보여준 여행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꿈을 이루는 과정 속에 함께 걷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 어떤 사람은 열병처럼 뜨겁게 앓아야 사랑한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스치듯 가볍게 사랑한다네 걷다가 우연히 바람에 하늘대는 꾸꿀리오에 온 마음을 빼앗겨 버리듯 사랑 안에는 우리가 할 수 없는 은밀한 비밀이 숨어 있을지도 몰라  그 비밀은 우리의 생이 끝나지 않았으니 아직 우리의 사랑도 끝나지 않았다는것............"  여행에서 돌아오면 다시 가고 싶은 향수병에 취해 중독이라도 된 듯 한 동안 그 일상을 내려놓지 못하고 배회하게 된다, 읽고 또 읽으며 책의 끝 장을 덮을 땐 마음만 여행을 떠나는 그 자리에 내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남극을 시작으로 파키스탄의 K2,인도 인더스 히말라야, 네팔 안나푸르나,스페인 ,칠레 아르헨티나.... " 누군가 내게 가장 행복한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거침없이 ’걷기’라고 대답할 것이다."  길 위에서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작가의 마인드는 달랐다. 길이 있는 곳이라면 걷고 또 걸으며 그들과 함께했다.  세상을 여행하는 방법 중심엔 걷기가 있었다. 길 위에서 사람을 만나고 삶을 이야기 하는 여행은 더블어 살아가는 삶 속에  따뜻한 사랑의 꽃이 핀다는 걸 배울 수 있게 만들었다. 



서른이 되기 전 많은 것을 가슴에 담고 돌아온 저자의 여행이력들이 소박하면서도 두고두고 이야깃거리가 되고 추억이 되는 삶의 한자락이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저자의 걷기 여행에 함께 할 순 없지만 길을 걷다 우연히 만나게 된다면 두 팔 벌려 힘껏 안아 드리고 싶다. 그리고 끝나지 않은 여행의 길 위에 햇살도 나무도 바람도 쉬어갈 친구가 되어 줄 것이라고 응원하고 싶다. 일상의 탈출을 꿈꾸거나 여행에서 느끼는 소박한 삶의 정수를 맛보고 싶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따뜻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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