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모 짝 되기
이향안 지음, 오은선 그림 / 현암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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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 긴 세월은 산 것은 아니지만  살면서 ’죽음’이라는 단어를 염두해 두기도 했고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적도 있었다. 언제나 함께 할 것이라 생각했던 또 함께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사람들은 죽음이라는 그림자에 드리워져 잠시나마 암흑의 긴 터널 속에 허우적대기도 하였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거움을 아이들 시선에 맞게 잘 묘사된 [광모 짝 되기]는 주인공 이슬이를 통해 마음의 창을 열어 보았다.

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이슬이의 단짝친구 광모가 어느 날 사라졌다. 교통사고로 죽게 된 광모는 더 이상 학교에 나오는 단짝친구가 아니었다 광모와 함께 등하교시 다니던 길목에는 곳곳에 많은 추억들이 담겨 있었고 그런 추억들이 이슬이에게 더 많은 공상과 환상을 보게 만들었다. 다른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 광모의 모습이 이슬이 눈에만 보이는것에  담임선생님은 엄마에게 정신과 상담을 의뢰했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 죽음’이라는 높은 벽을 허물 수 있도록 도와 주었다면 이슬이가 정신과 상담을 받는 일은 결코 없었을텐데 어른들의 잣대에서 아이를 지도하고 지켜본 그 시선이 어른입장에서 반성하게 만든 대목이었다.  "엄마는 널 믿어 이슬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아이니까 그냥 광모가 많이 보고 싶은 걸 거야.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질 거야....."

" 아이들은 너를 이상해졌다고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나도 광모가 너무 보고 싶을 땐 꿈을 꾸는 걸  꿈속에선 광모와 축구도 해 그래도 너무너무 보고 싶을 땐 광모가 다시 나타났으면 좋겠더라 그래서 네가 부럽기도 해 넌 광모를 볼 수 있잖아." 이슬이의 순수한 마음을 통해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광모는 없지만 이슬이와 함께 했던 지난 추억은 우리들 곁에 영원히 남아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먼저 떠나보낸 사랑하는 가족 또 친한 친구의 아름다운 이별이었는지 모르겠다.

이 책에서 도드라져 보이는 부분은 창작동화 안에 의성어 의태어 표현이 참으로 많이 나온다. 콩닥콩닥,찰박찰박,후두둑 둑둑,쨍강쨍강,까르르르 깔깔깔,포슬포슬,반짝반짝,토닥토닥,싱글벙글,살금살금,웅성웅성 등 다양한 표현들이 나오는데 이번 해에 초등 2학년교과과정이 8차교육과정으로 바뀌면서 좀 더 세분화된 국어학습에 맞게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 표현들을 내용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스토리전개가 되었다.

책 속에서 그려진 광모의 모습은 어찌보면 우리가 먼저 떠나 보낸 사랑하는 사람들의 상징물이지 않을까 잊혀져간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잠시나마 그들을 추억할 수 있었다. ’죽음’이라는 얽힌 실타래를 한 올 한 올 풀어내 준 이 책을 가슴이 따뜻한 광모와 이슬이의 많은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다. 또 광모를 잊지 못하는 이슬이의 짝꿍사랑은 책을 읽는 내내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들의 맑고 투명한 세상을 함께 볼 수 있었다. 죽음 앞에 당당히 극복하고 받아들이는 지혜와 삶의 대한 깊은 통찰력은 각자에게 주어진 진정한 보물을 찾듯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는 치유법이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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