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나니?

기억나요? - 2024 글로벌 혼북상 대상 수상작 ㅣ 작은 곰자리 76
시드니 스미스 지음,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4년 5월

ㄱ나니? 이런 글 싸이에서 많이 봤던거 같은데 말이죠. 그래서 제목이 엄청 낯익었나봐요.

볼수록 매력적인 그림이라는 생각이 드는 시드니 스미스 작가님의 그림체인 듯해요. 처음에 볼땐 음, 촌스럽다고 느껴질법한 외모의 소년이 보이는데.. 공효진이 주연으로 나왔던 안면홍조증에 걸린 영화가 떠오르기도 하더라고요. 그러나 보고 또 보고 계속 보면 눈동자에, 입매에, 콧볼에.. 자꾸 빠져들어요.

첫인상은 별로지만 자꾸만 찬찬히 보면서 매력을 찾아나가는 누군가를 보는 것처럼 그림이 아니라 내 앞에 마주한 누군가로 살아숨쉬는 듯 보이네요. 작가님이 부린 마법인가요?

"기억나니?"

엄마가 물어요.

(MBTI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이 어머니 F겠죠?)

"기억나요?"

아이가 물어요.

지나간 시절의 어느 순간을, 그때를.

그 시절을 떠올리며 저렇게 물어주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걱정이 되지만 뭐 오늘의 제가 후회하더라도 내일의 제가 열심히 살아주기를 기대합니다.

기억나니? 기억나요?

서로 지나간 추억을 되새기는 순간이 이어질 듯하더니 뒷부분은 좀 시립니다. 아빠와 엄마, 아이 셋을 추억하던 곳에는 이제 추억으로만 남을 누군가가 있고, 남겨진 가족은 또다른 오늘을, 추억이 될 하루를 살아가겠지요. 남겨진 사람은 살아가고, 떠나간 사람을 그리워하고. 그 사실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못내 쓸쓸해지는건 어쩔 수 없겠는데 어쩜 이렇게 잔잔하게 묵직한 돌멩이 하나 강에 던져주시는지.

일상을 살다 가끔 "어머, 이런 우연이!"하고 놀라는 순간이 있어요. 예를 들면, 제이포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설레는데 그 책의 이야기가 라키비움J 블루에 기사로 실려 행복을 두배로 만끽한다거나. 과거를 추억하는 그림책을 읽고, 과거와 현재, 추억 속을 여행하는 동화책을 뒤이어 읽고는 어쩜 이런 책을 연달아 만나지? 이건 운명이 이끌었나봐 하는 작은 순간들. 소중하게 기억될 순간을 만들어준 <기억나요?> 고맙습니다.

책이 주는 감동과 행복의 순간을 만끽하게 해준 책읽는곰 출판사에도 감사합니다.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저의 주관적인 사심을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