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속 친구
이자벨라 팔리아 지음, 파올로 프로이에티 그림, 김지연 옮김 / 이야기공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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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그림책포럼 카페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이야기공간 출판사에서 그림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책 제목의 '상자'라는 단어가 계속 마음에 남았어요.

상자라는 말 속에 얼마나 행복한 의미가 가득한가요?

아기다리고기다리던, 택배 상자 속에 든 기다림!

선물상자 속에 든 기대감!

그런 기쁨과 행복을 차치하고 부정적인 생각들만 가득 떠올랐어요.

날 가두는 것, 가로막는 것, 나와 세상을 단절시키는 것, 제대로 바라볼 수 없게 만드는 것. 그런 부정적인 의미로 여겨지더라구요.


만지면 몽글몽글한 동물의 털이 그대로 느껴질 것 같은 채색기법은 뭔가요? (어른들이 쓰는 색연필인가요? 연필처럼 깎아써야 하는 그 색이 들어간 연필? 그림엔 소질이 없는데도 도전해보고 싶어지는 그림이에요.)


평화로운 숲속에 나타난 상자를 보고 동물들은 궁금해합니다.

상자 속이 궁금할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저라면 똑똑, 상자를 두드려보고 대꾸가 없으면 포기하거나...

며칠을 기다려도 열리지 않으면 상자뚜껑을 열어볼 거 같아요.

하지만 곰, 다람쥐, 여우, 토끼, 부엉이 친구들은 절대로 열지 않고 상자 속 누군가가 스스로 상자를 열고 나오기를 기다립니다.

상자 속 친구를 위해 웃기기도 해보고, 소풍을 떠나고, 예쁜 꽃과 열매를 넣어주기도 합니다.

(이 장면에서 너무 격렬하게 우리집 아이들이 떠올랐어요.

매일 멋진 선물이라고 만들어오는 종이에 테이프를 칭칭 감은 예쁜 쓰레기! 아파트 화단, 바람결에 떨어진 꽃잎을 뜨거운 손길에 고이 가리운 채 들고 오면... 아시죠? 꽃잎이 벌써 맥을 못추고 흐들거리는 모습을요. ㅎㅎ 그 모습들이 너무나 우리의 아이들과 일맥상통해서... 어떤 마음으로 하는 행동인지 너무 잊은 채 일상을 보내는 엄마라서 눈물이 왈칵 쏟아질거 같았어요.)

그러다 갑자기 숲속의 고요함을 깨고 천둥번개가 치며 세찬 비가 내리죠.

친구들은 어떻게 할까요?

궁금하시면 어서 달려가세요~~


소개글에 이런 말들이 있더군요.

영국,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등 14개국 판권 수출!

출간 전 독자들이 먼저 알아본 마음치유 그림책!

네, 왜 그런 수식어가 붙었는지 조금 알것 같습니다.

그림책을 아이들과 읽다보면 활자보다 많은 질문과 이야기를 주고 받게 됩니다.

그림도 읽어야 하고, 아이와 소통도 해야 하니까요.

이 책은 그럴 필요가 없었어요.

내가 하고 싶은 질문이 그대로 활자화되어 있으니까요.

편하게 그림을 느끼고, 활자를 마음으로 대면하는 느낌이었어요.

나 스스로도 알 수 없는 내 안의 감정들이 왜 그런지 알려주는 것처럼 말이죠.


무서워하지 말고 밖으로 나와!

햇살이 아주아주 따뜻해. 그곳에만 있기엔 너무 아까워.

혹시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자기가 너무 못생기거나 이상하다고 여길지도 몰라.

그냥 오늘은 밖으로 나올 기분이 아닐지도 몰라.

왜 그럴 때 있잖아.

아무 것도 하기 싫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은 날 말이야.

평소보다 슬프거나 속상해서 모든 게 어둑어둑하게 보이는 그런 날.

뭐, 괜찮아.

내일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자.

절대로 포기하지 말자!

우리는 상자 속 너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몰라.

하지만 늘 지켜보고 있었어.

네가 상자 밖으로 나와서 참 다행이야!

<상자 속 친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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