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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GL] 수희, 그녀는 (외전 포함) (총4권/완결)
10월28일 / 아마빌레 / 2018년 1월
평점 :
우연히 창문으로 본 연주를 계속해서 보게되면서 그녀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수희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학교 조교인 연주와 학교에서 남자를 홀리고 다니면서 여자와 친하지 않은 수희가 서로에대해 알아가고 감정이 깊어지면서 마주한 갈등상황을 잘 풀어나간 소설이다.
연주에게 관심이 있는 수희는 술자리에서 연주를 도와면서 연주의 집에 한 달간 머물게 되었는데, 그녀를 한 번 꼬셔보려다가 좋지 않은 모습만 보여주는 수희의 철부지의 모습에서 웃음을 짓게 되었다. 좋게만 보이고 싶은데 계속 좋지 않은 일만 발생하는 상황이 수희의 입장에 대입이 되면서 괜히 나까지 안타깝고 괜히 연주에게 툭툭거리는 장면에서는 연주가 수희를 더 안좋게보면 어쩌냐하고 동동 거리면서 보았던 것 같다.
먼 거리에 있던 연주를 수희가 요리를 만들고 집에서 음식을 잘 먹지 않는 연주가 수희를 조금씩 더 생각하고 배려하면서 같이 먹는 장면은 도도한 고양이를 길들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실, 일반 로맨스 소설에서는 요리로 누군가를 길들이는 장면을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gl소설에서는 그 거북함이 들지 않고 더 꽁냥꽁냥했으면 좋겠다는 마음만 들었다.
점점 친해지는 와중에 수희가 다른 남자와 관계를 가지게 되고 그것을 연주가 알면서도 자신에 대해서 어떻게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을 알고 연주를 추궁할 때엔 자신이 잘못해 놓고 누구에게 되려 성내나싶었다. 하지만, 그러한 관계들을 깨끗히 정리하고 자신이 정말로 연주를 좋아하겠다고 고백하는 절절했던 장면은 이 책을 다시 볼때에도 꾸준히 곱씹어본다.
고백을 받은 연주가 너와 자줄테니 집에서 나가라는 말을 듣고 수희가
"내가 아무리 언니를 좋아해도, 내 감정 판단할 권리까지 준 적 없어요."라고 한 대사는 내가 이 책에서 처음 책갈피를 한 장면이다. 수희의 받은 마음의 상처가 이 한글자 한글자에 잘 새겨져 있는 것이 아닐까.
연주를 좋아하면서 자신의 과거에 대해 계속해서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수희의 모습이 너무 예뻤고, 점점 수희에게 다가가는 연주의 모습도 이뻤다. 원래 타인에겐 차가운 둘이지만, 서로만을 챙기는 모습은 연주가 일하는 과사에서 잘 알 수 있는데, 옆에있던 조교들도 원래 두 사람이 저렇게 친절했나여기는그 장면은 정말 나를흐믓하게 했다.
연주가 자신을 거절했던 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수희가 둘만의 관계를 가질 때의 울먹일 때에는 연주아 제발 네 마음 좀 알려줘ㅠㅠㅠㅠ 하면서 읽었다. 어떻게 될까하면서 둘에게 시련주지 말아요ㅠㅠ라고 느낀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다 같이 느낄 것이다. 감정선도 차곡차곡 잘 정립되었고 나중에 연주가 질투하는 모습을 보일 때는 수희가 저걸 알면 얼마나 기뻐할까하면서 내가 더 기뻤던것 같다.
4권까지 읽으면서 너무나 남은 페이지가 줄어들때마다 안타까운 기분이었고 슬펐다. 잔잔하면서도 잔잔하지 않은 스토리로 이렇게 끝까지 끌고 가주어서 작가님께 정말 감사드렸다. 철부지 수희가 연주를 생각하고 변화해가는 과정과 과거의 상처로 인해 수희에게 다가가가기 겁나하는 연주가 그녀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고 질투하는 모습까지 잘 그려냈던 소설이었다.
하지만 GL소설에서 남자와 관계를 가지는 것에 거북함이 있는 분이라면 소설을 피해가는 것을 추천드린다. 2번 정도 나오고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지만 그것에 대해 불쾌함을 가질 수 있는 분들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