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갈수록 아쉬운

[전자책] [합본] 흐드러지다 (전2권/완결)
여은우 / 로코코 / 2018년 4월

1권을 읽고 2권을 사게 되었다. 서양풍 소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오랫만에 읽는 동양풍 소설은 어색하기도 했지만 1권에서 보여주는 주인공들을 더 보고 싶었기 때문에 2권을 마저 읽은 책이다.

쌍생아로 태어나 아버지께 없는 사람 취급을 받고 자신의 언니 여은을 대신해 궁에 들어간 혜아. 그 안에서도 자신의 아버지를 싫어하는 황제 제윤때문에 의지할 곳 없는 삶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제윤이 안타까워 그를 도와주게 되면서 아버지와는 적대적인 관계가 고착화 되고 결국 그녀가 아꼈던 궁녀 한명이 죽게 되면서 서서히 변하게 된다. 그러면서 제윤과 협력하게 되고 그런 그녀와 함께하며 그녀의 환한 웃음을 보고 새로운 감정을 느낀 제윤이 그녀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결국 그들은 그들의 사랑을 이루고 그들의 복수를 이루게 된다.

쌍생아로 태어나 그림자가 되어야 한다는 신탁때문에 혜아는 바깥 세상을 구경도 하지 못하고 별채에 갖혀 지내는 모습에 안타까웠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좀 이해가 가질 않는 면도 있었다. 달의 기운을 가지고 있던 여은은 민씨 가문에서 태어나지 않았어도 황후가 될 운명이었고 흑성의 기운을 가진 혜아는 검은 기운 뒤에 보름달의 광명이 비추고 있었다. 둘은 멀어져서도 안되고 너무 가까워 져서도 안되는 운명이었던 것이다. 결국 그림자였던 혜아만이 여은을 알게 될 것이고 신녀는 혜아에게 모든 축복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혜아의 빛이 더 강했기때문에 신녀는 혜아를 선택을 했던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고, 황후가 될 것이라는 신녀의 말만 아니었어도 아버지에게서 버려질 패였던 여은이 이 소설에서 가장 안타까운 인물이었다.

여은이 아팠기 때문에 그녀 대신 궁에 들어가게 된 혜아는 제윤과 마주했을 때 둘은 서로의 가면을 보았다. 여은은 제윤의 왕의 자질을 다시 보기 위해 노력했고 제윤은 민무영의 약점을 찾기위해 그녀의 가면을 벗기기 위해 그녀를 살펴보았다. 

그러한 그들의 대치는 그들의 혼례식에서 끝이났다. 무영이 제윤을 놀리기 위해 연나라의 상징인 하얀 호랑이의 가죽을 선물로 주었고 끝이 나지 않을 것 같던 그들의 싸움에 혜아가 도움을 주면서 제윤은 그녀가 그녀의 아버지인 무영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그녀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 끝에 혜아는 여은이 돌아와도 모든 궁의 사람이 다름을 눈치 채도록 가면을 벗고 행동하기 시작했고 진실된 그녀를 보게 된 제윤은 점점 그녀에게 끌리기 시작했다.

서로의 아픔을 위로해주고 공통의 목표를 위해 나아가지만 자신을 태워서라도 그의 목표를 달성하라는 혜아의 말은 점점 제윤을 힘들게 했다. 서로 사랑하지만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라며 그를 피하는 혜아를 잡기위해 제윤은 그녀의 비밀이 무엇인지 찾았고 결국 자신을 얕보는 무영을 공격해 혜아를 희생하지 않고 승리를 거두었다.

이 소설에서 아쉬웠던 점은 혜아와 제윤의 감정 상태를 계속해서 서술한다는 점이 아쉬웠다. 또한 그들은 보이지 않는 가면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계속 타인의 순간적인 눈동자를 보고 감정을 캐치하는 점이 웃겼다. 그리고 사실 그들의 사랑을 느끼는 감정은 독자인 내가 이해를 할 수 없었기에 더 아쉬웠던 것 같다. 그들이 이제 감정을 좀 느낄 때다 생각했는데 그들은 열렬히 사랑을 하고 있었기에 언제 이렇게 감정이 증폭되었을까하는 느낌이 있었다.

또한, 여은이 가장 안타까운 인물이었기 때문에 현대에서 환생한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언젠가 외전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