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처럼 사라진 남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2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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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처럼 사라진 남자 ]는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다. 1편 [ 로제나 ]에서 보았던 것 그대로다. 마르틴 베크는 특출난 인물이 아니라 끈질기고 냉철하고 논리적으로 사건에 집중하는 평범하면서도 노련한 형사로 그려진다. 세밀하고 탁월한 배경 묘사는 현장감을 높이는 중요 축이 되고 있다. 현실적인 인물들이 더 현실적인 공간에 놓여진 상황에서, 시종일관 차분하고 담담하게 이어지며 군더더기라고는 눈꼽 만큼도 없는 문장들을 헤쳐나가다 보면 어느새 사건의 진실에 맞닿아 있다. 평탄하게 흘러가는 듯 보여도 분명 클라이막스가 존재하고 결정적인 단서와 장면들이 눈에 또렷하게 들어온다. 경찰의 시선으로 사건의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얻게 되는 정보를 독자에게 동일하게 제공한다. 허를 찌른 다거나 눈속임으로 농락하는 것 없이, 실제 사건을 마주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이번 사건은 1960년대 스웨덴과 헝가리를 오가며 부다페스트에서 실종된 기자를 찾아 나선다는 이야기다. 소설은 때로 흥미와 재미 이상의 무언가를 줄 때가 있다. 베크가 스웨덴에서 형가리로 날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에서 놀라고,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서에 대한 1960년의 묘사는 얼마나 자유롭고 여유로우며 체계적인 사회인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냉전과 관련한 선입견으로 접근한 나를 보면서, 내가 알던 현실의 지식이 소설이고 두 작가가 얼마나 1960년대를 현실적으로 다루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여기서 지평선을 보니 맟닿아 보이는 허구이지만, 저쪽에서 여기를 보면 여기가 허구인 것이리라... 시리즈를 통해 1960년대 스웨덴을 여행하는 재미와 당시의 시대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야가 생긴다.

# 문학동네 출판사의 '마르틴 베크 시리즈 정주행 멤버 이벤트'에 응모하여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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