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사랑해야 할 시간, 지금 - 느닷없이 내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고 대리석 바닥에 신코로 새겼다
김계월 지음 / 바른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절판


시인은 현직 고등학교 교사이며 2022년 시니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고
한다.
뭐든지 늦은 나이가 없다는 걸 보여주시는 분 같다.
오래전 마흔이 넘어서 등단하신 박완서님이
떠오른다.
이 시집은 사랑이 소재라기보다는 여러가지 사회문제들을
시로써 함축적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몇 편을 옮겨본다.



<혐오시설>


혐오의 뜻은
싫어하고 미워하는 것이라는데
장애를 지닌 아이들을 위한 학교가
혐오시설이라며
노란색 단체복 맞춰 입고
현수막 내걸고
이이들의 엄마를
차가운 바닥에 꿇어앉히는
꿇어앉아 애걸하게 하는
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나는 정말 싫고 미우니
진정 무엇이 장애이고
진정 무엇이 혐오일까.




<빙하>


얼마나 녹았을까
얼마나 남아있나
내가 먼저 가봐야 해
내가 먼저



날카로운 아이젠을 신고
번쩍이는 피켈을 잡고
떼 지어 빙하를 밟는다
만지고 두드린다.



빙하가 사라지고 있어요.
북극곰이 위험해요
당신이 먼저 불을 꺼야 해요.
당신이 먼저



그 말 시끄러워
그 목소리 무서워



빙하는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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